“인버스 투자하라” 개미들 분노에 기름 부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할지, 유예할지를 두고 의원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시행·유예 2팀으로 나눠 진행되면서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의원 측에서 “(금투세 시행으로) 주가가 내릴 것 같으면 인버스에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는 언급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인버스 투자는 주식 가치가 떨어질수록 수익을 내는 일종의 ‘역(逆)투자’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금투세 시행을 반대하는 개미 투자자들은 “나라가 망할 것 같으면 팔아버리란 얘기냐”며 반발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이 ‘유예팀’,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이 ‘시행팀’ 토론자로 나섰다. 특히 금투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유예팀은 금투세가 기대 수익률을 낮춰 주식 투자 유인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고, 시행팀은 금투세 도입과 주가는 관련이 없다고 맞섰다.
또한 시행팀은 현재 금융 상품마다 달리 세금을 매기는 것보다 금투세로 일원화하는 게 ‘조세 합리화’에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정의도 강조했다. 유예팀은 금투세 도입 당위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취약한 한국 증시에 금투세가 한층 부담을 주고, 결국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유예팀이 “(금투세가 도입되면) 한국 증권시장이 우하향(右下向)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시행팀 김영환 의원은 “우하향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에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김 의원 발언은 금투세 도입만으로 반드시 주가가 떨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 의원 발언 직후 토론회를 생중계하던 민주당 유튜브 댓글 창은 ‘더불어인버스당’ 같은 개미 투자자 항의로 도배됐다. 온라인에서도 “국회의원이 할 말인가” “(매국노) 이완용도 인버스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 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대한민국 인버스에 투자하라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금투세 도입으로 주가조작을 막을 수 있는지를 놓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가 가장 불편한 사람은 김건희와 주가조작 세력들”이라며 “김건희씨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과정에서 낸 세금은 1500만원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금투세가 도입됐으면 6억원가량의 소득세를 냈어야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예팀의 이연희 의원은 “모든 거래 자료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에 있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해서 감시하면 된다. 주가조작과 금투세는 무관한 논점”이라고 반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인사말에서 “시행되지도 않은 금투세 때문에 주식시장이 폭망했다는 건 괴담이자 선동”이라고 하자, 이소영 의원은 “소득에 과세하면 기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조세 회피가 늘어나는 건 일반적 현상이다. 모든 주식 투자자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는데, 괴담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이날 토론 후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등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토론 시작 전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행사장에 들어오려다 소동이 벌어졌다. 토론 방청을 제지당한 투자자연합회 한 회원이 “왜 의원들만 토론하느냐”며 항의하자 시행팀의 이강일 의원이 일어서며 “소리 좀 그만 질러, 이 사람아. 나도 목소리가 크다”고 소리를 쳤다. 최근 이 의원은 “토론회는 역할극 일부다”라고 발신한 문자가 공개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주식과 채권·펀드·파생 상품 등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세율은 22~27.5%(환매 기준)다. 원래 작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주식 시장 침체를 우려해 여야 합의로 시행이 2년 유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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