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故 박동선, 개츠비 같은 인물”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9. 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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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기사 게재… 과거 이력 조명
미국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NYT)가 22일 '코리아게이트'의 주역 고 박동선씨에 대한 부고 기사를 게재했다. /NYT 캡쳐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1970년대 말 한미 관계를 요동치게 했던 ‘코리아 게이트’ 주역 고(故) 박동선(89)씨의 부고 기사를 22일 게재했다. NYT의 부고 기사 데스크인 트립 가브리엘은 ‘코리아게이트 스캔들로 상처 입은 로비스트 박동선, 89세 나이로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씨의 인생과 화려했던 이력을 조명했다.

지난 19일 별세한 박씨는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17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 조지타운대를 졸업했다. 주유소 회사(미륭상사) 막내아들로 부유했던 그는 워싱턴 DC에 사교 모임 ‘조지타운클럽’을 만들어 미 정계 인사들과 깊은 친분을 쌓았다. NYT는 “박씨는 워싱턴에서 ‘개츠비’ 같은 인물이었다”라며 “의원과 공무원,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는 화려한 사교 파티를 열었던 도회적이고 정감 있는 국제 로비스트였다”라고 했다.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인 백만장자 개츠비가 매주 주말 화려한 파티를 연 것에 빗댄 것이다. NYT는 이어 “그는 1970년대 막강한 재산과 사교성을 바탕으로 워싱턴의 권력 브로커들을 유혹했다”며 “워싱턴의 클럽에서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 부통령 제럴드 포드 등을 초대했다. 워싱턴 인사들은 그를 ‘동양의 (선박왕) 오나시스’라고도 불렀다”고 했다.

박씨는 코리아게이트로 인해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1978년 미 의회에서 증언한 뒤 미 당국의 기소를 면제받았다. 박씨는 2006년 유엔의 대(對)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해 이라크로부터 25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망에 올라 체포됐다. NYT는 “(코리아게이트로) 박씨는 한동안 워싱턴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법을 뛰어넘는 로비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번엔 유죄를 피하지 못하고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박씨는 2008년 9월 조기 석방돼 귀국했고 이후 한국에 주로 머물렀다. NYT는 기사 말미에 “박씨의 가장 큰 재능은 ‘소개’였다고 한다”면서 “그는 항상 사람들을 적절한 대가를 치르고 연결해주는 사람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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