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편해도 대통령과 與대표는 자주 만나야

조선일보 2024. 9. 2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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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공식 만찬은 전당대회 다음 날인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한동훈 체제 지도부와의 만찬은 당초 8월 30일로 계획했지만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가 이번에 성사됐다.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이번에 한 대표는 의정 갈등 같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독대(獨對)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은 신임 여당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며 독대가 성사되지 못했다. 대통령의 체코 방문 기간 동안 독대 요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이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독대가 성사됐다면 김건희 여사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여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방문 성과 공유와 정기국회에서의 당정 협력에 무게를 둔 반면, 한 대표는 의정 갈등과 김 여사 문제를 풀어볼 생각이었던 것 같다. 만찬을 두고 동상이몽을 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만찬 환영사에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방문 성과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고, 여당 지도부는 경청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의 성과나 합의가 없더라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수시로 만나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고 토론을 해서 대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독대를 두고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것 자체가 여권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불편해도 두 사람은 자주 만나야 한다. 불편하다고 서로 담을 쌓고 소통을 거부한다면 그건 대통령실과 여권의 실패는 물론 국가적인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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