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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며 북극 산불 심화시킬 것"

이채린 기자 2024. 9.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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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며 북극 산불 심화시킬 것"

북극이나 남극과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나 저위도 지역의 고산지대에는 '영구동토층'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이 더욱 증가하고 그 피해는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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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가속화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급격하게 영구동토층이 해빙되고 이에 따른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이 강화된다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그림. IBS 제공

북극이나 남극과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나 저위도 지역의 고산지대에는 '영구동토층'이 있다. 영구동토층은 1년 내내 얼어있는 땅이다. 땅 속 온도가 2년 이상 어는점인 0℃ 이하로 유지되는 곳이다.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이 더욱 증가하고 그 피해는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부산대 석학교수인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연구팀이 미국 콜로라도 국립 대기연구센터(NCAR) 연구팀과 함께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해 미래 인간의 활동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북극 산불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북극 지역에서 대형 산불 피해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북극 산불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북극 산불 원인의 핵심 요소이자 영구동토층에 영향을 크게 받는 북극의 토양 수분 함량 및 영구동토층 해빙 가속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기존 산불 연구는 주로 기상 조건에 의한 산불 위험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에 활용된 기후 모델이 지구온난화, 영구동토층의 해빙, 토양 수분-산불 간의 상호작용, 식생 변화 고려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IBS 연구팀은 북극 지역의 산불 연구에 NCAR가 개발한 지구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인 '복합 지구 시스템 모델2(CESM2)'를 이용했다. CESM2은 연구는 대기, 해양, 빙하, 탄소 순환 등 각종 지구의 변화를 고려하는 모델이다. 특히 이 모델은 기후 예측에서 토양 수분, 영구동토층, 산불 과정이라는 변수를 계산하는 최초의 모델이다. 

IBS 연구팀과 NCAR 공동연구팀은 CESM2로 도출한 50개의 대규모 시나리오를 알레프로 분석했다. 그 결과 21세기 중후반에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영구동토층 지역의 약 50%에 급격한 해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구동토층의 급격한 해빙은 토양을 오히려 건조시킨다. 토양 상층의 수분은 하층에 자리한 영구동토층에 의해 아래로 잘 배수되지 못했다. 반대로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 영구동토층의 수분과 함께 토양 상층의 수분도 지반 아래로 배수가 잘 이뤄지며 토양 상층의 수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이처럼 건조해진 토양은 여름철에 기온을 높이고 대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이 북극 지역의 산불 발생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인원 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강한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급변하는 것이 불과 몇 년 안에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혔다"면서 "대기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면 식물 광합성이 활발해져 고위도 지역 식생의 성장을 부추기고 식생은 산불 연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불 피해를 심화시킨다”라고 설명했다.

팀머만 연구단장은 “산불은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블랙카본, 유기탄소를 방출하는 산불은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북극의 영구동토층 해빙 과정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아직 CESM2은 산불에 의한 연소 생성물과 대기 간의 상호작용을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아 앞으로 이러한 측면을 더 자세히 연구하고자 한다”라고 향후 연구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2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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