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특혜 없다" 주장한 홍명보 감독, 여전히 버리지 못한 '영웅 심리'..."한국 축구의 어려운 점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포포투=한유철]
홍명보 감독은 여전히 영웅 심리를 버리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대한축구협회(KFA),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현안질의 국회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전체회의에서는 정몽규 KFA 회장,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이임생 KFA 기술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장미란 문체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KFA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거론됐던 논란들에 대해서 질의가 계속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부터 시작해서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 정해성 전 위원장의 돌연 사퇴, 축구센터 조감도에 등장한 'HDC 아레나'의 이름, 이로 인한 KFA의 사유화 의혹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축구 팬들이 가장 듣길 원했던 선임 절차 의혹에 대해선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의 의견이 같았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FA에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회의록을 요청했지만, 보도자료 링크만 보냈다"라며 자료 제출 상태에 대한 미흡함을 지적했고 선임 절차 의혹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10차 전력강화위에서 다비드 바그너 감독, 거스 포옛 감독, 홍명보 감독을 추천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며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이번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하다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전력강화위원회 1순위 후보에 있었기 때문에 제안을 받은 것이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이임생 이사의 역할은 최종 후보 3인과 접촉해 협상하는 역할이고, 그 과정에서 저에게 연락해서 찾아와 면담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명보 감독에게 본인은 감독을 원하지 않았는데, KFA가 계속해서 제안을 한 탓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협회 측에서 계속 제안을 한 것은 아니고, 이임생 위원장과 면담을 한 후에 결정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홍명보 감독은 추가적으로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그 당시에 울산 HD 감독으로서 행복했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으면서 축구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제 축구 인생 40년의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난 2014년 월드컵 이후였다. 월드컵 대표팀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자리인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 아니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임생 위원장과 면담을 할 때 한국 축구의 어려운 점을 외면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울산 HD에 있으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했다. 안 가겠다고 말한 게 아니다. 그때 처음 제의를 받았다. 그때 나는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봉사를 하고, 10년 전에도 갖고 있던 사명감이 다시는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면담 후, 다시 나왔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사명감, 외면, 봉사 라는 단어에서 짐작하건대, 여전히 자신을 한국 축구의 '구세주'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지난 7월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똑같았다. 당시 그는 "결과적으로 제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전에 실패를 했던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이제 나는 나를 버렸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한 말을 바꾼 이유다" 등 이해가 되지 않는 발언들로 자신의 대표팀 선임 과정을 정당화했다.
여전히 핀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구세주. 개인적인 생각은 품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 팬들과 국민들은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을 듣길 원하는 것이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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