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의 질타에도 정몽규·홍명보 "사퇴 생각 없다" (종합)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여야 의원들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들을 질타했지만, 스스로 물러날 의사는 없다고 전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전체 회의를 열고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 축구계를 흔들고 있는 인사들이 다양한 부분에서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회장에게 "홍명보 감독 선정 과정에서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채점표와 같은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점이 이해가 안된다"며 "동네에서 하는 계모임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더라도 정관에 따라 움직이는데 축구협회는 이조차도 못하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강유정 의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이는 정관 위반이라며 지적했다.
정몽규 회장은 "감독 선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신 것에 대해 상당히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적 받은 부분을 앞으로 개선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4선 연임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에 "나의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이 4선 연임과 관련된 것 같다는 의구심에는 동의하지 못한다"며 "4선 출마에 대해선 심사숙고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말을 재차 반복했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면서 정해성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제시 마쉬, 헤수스 카사스 감독 등 다양한 지도자를 검토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6월까지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했다.
끝내 전력강화위원회는 홍명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감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해 정몽규 회장에게 추천했다. 그러나 정해성 위원장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한 10차 전력강화위원회 이후 돌연 사퇴하면서 11차 회의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 받았지만, 이때 이사회 승인이나 서면 결의가 없었다.
홍명보 감독도 "10차 회의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11차 회의에서 위완장을 교체할 때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홍명보 감독은 "감독 선임의 불공정으로 감독직을 사퇴할 생각은 없다. 성적이 좋지 못하면 경질되는 것"이라며 "지금 나의 역할은 대표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감독 선임 등 모든 축구적인 면에서 국민들 공분을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죄하면서도 "이번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하거나 나에게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감독 후보 1순위에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가운데, 이임생 기술이사가 눈물을 보이며 "사퇴하겠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임생 기술이사와 한 전력강화위원 간 메시지 이미지를 자료로 공개하며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에게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흠결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거듭 추궁하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이건 나의 명예가 달린 문제다. 사퇴하겠다"면서 "하지만 통화를 안 하고 동의를 안 받았다는 의혹에는 동의를 못 한다. 감독 선임 전 전력강화위원회 5명에게 모두 동의를 받았다. 이건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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