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관리사, 주급제 허용... 취업기간도 3년으로 연장 검토

가사관리사 2명 이탈에 서울시-고용노동부 긴급 간담회 개최

서울시가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임금 지급 방식을 매주 주는 주급제, 2주에 1번 주는 격주급제, 매달 주는 월급제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7개월로 정해져 있는 가사관리사들의 비자 기간도 최대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조안(오른쪽부터)씨와 자스민 에리카씨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와 24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앞서 가사관리사 2명의 이탈이 확인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지난 18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서비스 제공업체는 가사관리사 2명이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업체는 다음날인 19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에 이들의 미복귀 사실을 통보했다.

미복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월급 규모와 지급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이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고용부와 함께 24일 서비스 제공 업체, 가사관리사 등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서울시와 고용부는 서비스 제공 업체와 가사관리사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월급을 주급이나 격주로 받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의견을 들어서 할 것”이라며 “다만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월급제였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가사관리사들도 급여 수준에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김 실장은 “(숙소를 이탈한) 2명이 임금 때문에 이탈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가사관리사들의 체류 기간 연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취업 활동기간을 3년까지 연장하면 비자 역시 3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게 고용부 측 설명이다. 현재 가사관리사들은 교육 1개월, 근로 6개월 총 7개월짜리 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가사관리사들은 임금이나 비자 외에 숙소 통행금지 시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가사관리사들은 숙소 통금 시간이 오후 10시인 점을 두고 “일과를 8시에 마치고 9시에 집에 오면 야외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며 통금 시간을 0시로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외에도 가사관리사들은 한 집에서 일을 마치고 다른 집으로 이동할 때 마땅한 휴게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숙소 통금 시간 연장이나 쉼터 정보 제공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고용부는 숙소를 이탈한 가사관리사 2명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