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헤즈볼라 공격 확대 뒤 지지율 급반등

야당 국민연합 추월…"선명한 적 만들며 결집효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그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지지율도 반등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여론조사업체 라자르의 19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르당의 지지율은 24%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내각에서 탈퇴한 베니 간츠가 이끄는 야당 국민연합(NU·21%)을 3%포인트 앞선 수치다.

이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와 비교하면 '반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리쿠드당은 전쟁 약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 9일 라자르 여론조사에서 18%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1위를 차지한 NU(4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 초 무렵부터 리쿠드당의 지지율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고, 하마스 고위 지도자 등이 암살된 7월 말 이후 그 상승세가 더 뚜렷해졌다고 FT는 전했다.

당시는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고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살해되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급격히 짙어진 때다.

지난 8월 12일 라자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드당의 지지율 23%로 NU(24%)를 바짝 뒤쫓았다.

그 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강화하고, 지난 17~18일 헤즈볼라 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 호출기(삐삐)·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사건 직후 여론조사에서 NU를 추월하는 결과를 얻었다.

정치 분석가 달리아 셰인들린은 "네타냐후는 확실히 전쟁 직후 (지지율) 폭락에서 회복했다"며 이스라엘이 공격 강도를 높인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대중의 관심이 헤즈볼라와의 분쟁으로 옮겨진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셰인들린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이라는 가자지구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가운데 소위 '저항의 축' 헤즈볼라와 대적하는 구도를 만든 것은 "더 큰 결집 효과를 가져왔다"고 짚었다.

다만 리쿠드당의 반등이 다음 선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재신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 분석가 아비브 부시스키는 "그가 재선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남쪽(가자지구)과 북쪽(레바논) 전선 양쪽 모두의 결과에 달려 있다"며 "그는 중간고사가 아닌 최종 결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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