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측 “검사가 무죄 주장, 피의자는 유죄 주장…황당한 상황”
“청탁 맞다…검찰 유도신문 넘어가 접견수단 진술” 재강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 측이 24일 “청탁의 의도를 갖고 가방을 전달했다”고 재차 밝혔다. 최 목사는 이 같은 의견을 이날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변호인을 통해 전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심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무조건 관철해야 된다고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며 “변호사에게 ‘오늘은 제가 의뢰인이라는 걸 잊고 공격수처럼 제 청탁을 들춰내 입증하라’는 미션(임무)을 줬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최 목사가 가방을 준 행위에 청탁 의도가 없다고 보고 김 여사 등을 불기소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런 판단에는 최 목사가 검찰 조사에서 ‘명품가방은 단순 접견 수단’이라고 진술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 목사는 이후 기자회견 등에서 자신의 진술은 검찰의 유도신문에 넘어간 것일 뿐, 실제로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과 통일TV 재송출 등을 청탁할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넸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 목사는 이날 수심위에 변호인을 보내고 자신은 출석하지 않았다. 최 목사는 “전문가(수심위원)들의 비판과 지적, 검찰이 준비해온 자료를 전문지식이 없는 제가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날카로운 질문에 제가 자동반사적으로 변명하거나 제 죄를 방어할 염려도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의 변호인인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수심위에 출석하면서 “검사는 무죄를 주장하고 피의자는 유죄를 주장하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직무 관련성이 있고, 청탁이 맞다는 취지로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들을 바탕으로 법리적으로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외에 다른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주거침입, 명예훼손 등 나머지 3개 혐의는 저쪽(검찰)이 기소하는 걸 방어하도록 반박할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수심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검 청사 15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시작했다. 지난 6일 열렸던 김 여사 수심위와 달리 기소·불기소 판단뿐 아니라 검찰의 수사 계속 필요성까지 함께 심의했다.
이날 수심위에는 수심위원장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과 무작위 추첨을 통해 수심위원으로 선정된 외부 전문가 15명이 출석했다. 수심위는 최 목사 측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따로 제출한 30쪽 이내의 의견서와 양측의 현장 진술, 질의응답 내용 등을 토대로 기소 여부 등을 심의했다.
이창준·김혜리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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