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기 2만원 훌쩍 ‘배추 대란’ 초읽기…정부, 결국 중국산 수입
초도물량 16t, 상황 따라 확대
외식·식자재업체 등 위주 공급
소맷값 전년 대비 50% ‘껑충’
출하장려금·마트 할인지원도
정부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한 배추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년 만에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 초도물량은 16t으로, 중국 산지 상황과 국내 가을배추 작황에 따라 수입 물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대형마트 등에서 다음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실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27일 중국에서 들여오는 배추 수입물량은 16t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시장에 공급하며,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가 적용된다.
정부 차원의 배추 수입은 2010년, 2011년, 2012년, 2022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2년 만에 수입되는 중국산 배추는 주로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중국산 배추의 수요처는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김치 수출 업체가 될 것”이라며 “과거 중국산 배추를 수입했을 때도 가정용으로 소비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중국 산지 상황과 국내 작황에 따라 수입 물량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배추는 여름철 이례적 폭염과 가뭄, 최근 집중호우 등으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해 가격이 뛰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산지의 배추 가격은 한 달 사이 73%나 올랐다.
농식품부는 여름배추의 결구(배추 등의 채소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 둥글게 속이 드는 현상)가 부진해 상품 가격은 높은 반면 중·하품 가격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도 배추 가격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전날 기준 여름 고랭지 배추 소매가격(상품)은 포기당 9321원이다. 1년 전(6193원)보다 50.5%, 평년보다 29.2% 각각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일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최근 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배추 수급 전망에 대해 “다음달 상순부터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은 “다음달부터 완전 고랭지인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 지역이 늘어나게 돼 배추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의 재배 면적은 1만2870㏊(헥타르·1㏊는 1만㎡)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식품부는 배추 수입과 함께 산지유통인과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출하장려금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할인 지원을 다음달 2일까지 지속하고, 정부 보유 물량 직공급도 병행한다.
농협도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 직공급해 할인 판매하는 등 자체 수급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안광호·임지선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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