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상생기금 ‘1조원’ 약속해놓고…FTA 수혜 대기업, 8년간 출연 470억원뿐
공공기관서 1495억…총 2449억
“자율 맡긴 출연방식 개선” 지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출이 늘어 이익을 보는 대기업들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규모가 당초 목표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FTA 체결로 타격을 입는 농어민들과의 상생 협력을 외면한 것으로, 대기업 자율에 맡겨진 출연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현황’을 보면, 2017년 기금이 출범한 이후 올해 8월까지 조성된 기금액은 총 2449억원이다. 올해까지 8000억원 정도를 모아야 하지만 출범 8년째인 지난달까지 조성한 기금이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기금은 FTA 체결에 따라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농어업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당초 1년에 1000억원씩 모아 10년간 총 1조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기금은 민간기업, 공기업, 농·수협 등의 자발적 기부를 재원으로 한다.
주요 대기업별 기금 조성 현황을 보면 롯데가 가장 많은 101억원(4.1%)을 냈다. 삼성은 2017~2018년 기금 출연이 없다가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6년간 87억원을 출연했다.
이어 LG 77억원(3.1%), 현대차 69억원(2.8%), SK 52억원(2.1%), 신세계 37억원(1.5%), 포스코 30억원(1.2%) 등으로 출연됐다.
반면 KT, 한진, 카카오는 한 차례도 농어촌상생기금을 내지 않았다.
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한화·HD현대·GS·농협 등 재계 서열 10위 그룹이 같은 기간 출연한 전체 기금액은 470억원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공공기관이 출연한 기금(1495억원)의 31.5% 수준에 불과하다.
윤 의원은 “대기업들의 기금 참여를 늘려 농어업인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그동안 자율에 맡겨져 있던 출연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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