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또 원점 회귀?…대구 취수원 이전 두고 갈등 격화

이하늬 2024. 9. 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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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 순서입니다.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사업에 대한 야권과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국비 예산을 삭감하고 특별법까지 저지하겠단 입장인데요,

대구 취수원을 둘러싸고 진영 간 대립이 불붙는 모양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지역위원장들이 영풍 석포제련소 앞에 모였습니다.

제련소의 중금속 배출 실태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습니다.

제련소 하류의 안동댐 물을 취수원으로 쓰겠다는 대구시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데요,

이어 방문한 안동댐에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련소에서 흘러온 중금속이 퇴적층에 쌓인 안동댐 물을 취수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허소/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 "독성 중금속 오염물질이 여기에 밑에 잔뜩 깔려 있습니다. 그런 물을 어떻게 식수로 정화시켜서 시민들께 안전하게 드시라고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당은 또 안동댐에서 대구까지 백 10킬로미터 길이의 직수 관로를 까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일 도수로 사업으론 전례가 없는 최장 길이로, 오염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2년 전에 체결된 구미 해평취수장 이전 안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취수원 이전 용역을 위한 국비 예산을 지난해에 이어 삭감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임미애/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 "이 예산은 지난해에도 전액 삭감됐던 예산이고요. 심사 과정에서 이건 충분히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식수 댐의 퇴적층에는 중금속이 쌓여 있다며, 안동댐 취수 지점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는 모두 안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경부와 협의해 발의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특별법'도 곧 통과될 거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 "중금속이라는 문제는 지하 퇴적물이지, 물밑에. 그걸 왜 뒤집어 파나 이거지. 물은 깨끗해요."]

하지만, 안동댐의 안전성 문제는 환경부 내에서조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환경부는 대구시의 안동댐 취수 안을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 위원회를 통과해야 국가 수도 기본계획에 반영돼, 정부 사업으로 착수됩니다.

위원회는 2021년 해평취수장 공동이용 안을 대구 취수원 이전 안으로 의결한 상태여서 이번 상정을 통해 정책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위원회 민간위원 일부가 안동댐 중금속 오염 문제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 자체에선 중금속이 검출된 적 없고 물을 주고받을 안동과 대구가 합의한 사안인 만큼 사업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위원들을 설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수원 이전 특별법 역시 민주당 대구경북 시도당이 당 차원에서 반드시 국회 통과를 저지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난관이 예상됩니다.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 사업 실무책임자가 조만간 민주당 대구시당을 직접 방문해 사안을 설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비 예산 삭감도 특별법 저지도 실제로 원내 다수당 입장에서 실행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홍준표 시장의 핵심 치적 중 하나인 취수원 안동댐 이전 사업이 자칫 거대 야당에 발목 잡혀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집권 여당 시절 성사 직전까지 갔던 구미 해평취수장을 재추진하라는 민주당과, 구미와의 재협상은 없고, 안동댐이 유일한 취수원 대안이라는 대구시 입장이 좁혀질지는 미지수인데요,

30년 숙원으로 그동안 실패를 거듭했던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이 또다시 원점에서 공전하는 것 아닐지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인푸름

이하늬 기자 (hanu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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