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 거부 공무원 반전 노렸지만...판사의 '일침'
[앵커]
음주 측정을 거부해 현행범 체포되고도 5급 사무관이 된 공무원 사례, 앞서 YTN이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결국 승진이 취소되고 반성문까지 쓰며 선처를 호소했던 이 공무원,
재판 말미에는 느닷없이 경찰의 법 집행 과정을 트집 잡으며 반전을 노렸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속도로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전북 남원시 소속 6급 공무원 A 주무관.
경찰에 반성문을 내고 법정에서도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해 직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변호인단을 추가로 꾸리더니, 급기야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채 위법한 체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공무원 신분을 밝힌 이상 체포할 필요성도 없었다며 법원에 변론을 재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선고 공판 당일, 판사는 딱 잘라 거부했습니다.
불법 체포 증거라며 제출한 현장 녹취 파일이 오히려 체포가 적법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경찰 몰래 녹음한 이 파일에는 주무관이 자신이 공무원이고 승진 대상자라고 밝힌 뒤, 눈감아주면 사례를 충분히 하겠다는 취지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음성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무슨 은혜를 갚느냐"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진술거부권 등을 고지하며 체포했습니다.
판사는 "음주측정 거부라는 선택을 한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피고인 본인이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벌금 천오백만 원을 선고했는데, 이는 애초 주무관이 자녀 교육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던 데 따른 마지막 선처였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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