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대중교통 도시 만든다더니…버스기사 휴게실 ‘열악’
[KBS 광주][앵커]
광주시가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 중심의 이른바 '대자보' 도시를 조성하겠다며 각종 교통대책을 추진하고 있죠.
대중교통의 핵심 축이 시내버스인데요.
버스 운전기사들의 휴게공간이 열악하거나 충분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김호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에 200대 안팎의 시내버스가 오가는 광주의 한 회차지입니다.
한 쪽 구석에 설치한 지 20년가량 된 조립식 건물이 있습니다.
버스기사 휴게시설입니다.
외부 의자는 파손됐고, 비좁은 내부 벽면에는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버스기사는 휴게실을 가는 대신 버스에서 잠시 눈을 붙입니다.
[시내버스 기사/음성변조 : "차량 대수와 인원에 비해서 휴게실도 많이 협소하고 청결 문제도 (있고) 여기보다도 더 열악한 곳이 많거든요."]
운전기사들이 버스를 청소할 때 사용하는 물이 담겨 있는 콘크리트 수조.
관리가 안 돼서 안쪽에는 초록색 이끼가 끼어 있고, 물 위에는 이물질이 떠다닙니다.
[최병철/시내버스 기사 : "겨울엔 이쪽이 다 얼죠. 미끄러지고 하마터면 뇌진탕으로 갈 뻔하고 그래요. 그래도 청소는 해야 되니까."]
광주의 또 다른 시내버스 종점.
버스들이 속속 도착하지만, 휴게공간이 아예 없습니다.
뙤약볕 아래 놓인 간의의자가 휴게시설의 전부입니다.
기사들은 공회전 문제로 시내버스 안에서 쉴 때도 에어켠을 켤 수 없습니다.
광주 지역의 시내버스 기점이나 종점은 모두 98곳.
절반 가까이는 휴게공간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박필순/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대중교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님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은 시민 안전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광주 지역의 경우 후불교통카드 수수료 일부를 교통시설개선기금으로 적립해서 휴게시설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편의시설 확충 등 개선 대책이 미흡한 겁니다.
[박광근/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부장 : "사유지랄지, 도로부지 (등 문제가 있고) 인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일시적으로 해소하긴 어렵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겁니다."]
광주시는 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휴게시설 실태를 파악한뒤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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