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빈도 비 오는데 배수장은 ‘30~50년 빈도’

윤경재 2024. 9. 2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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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지난 주말 집중호우는 경남에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에, 철저한 사전 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는데요.

하지만 도심지 배수펌프장 대부분은 최근 이어지는 극한 호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원공단의 한 공장입니다.

지난 주말 폭우에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습니다.

물을 빼고 흙을 씻어내는데 하루 조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동인/HSG중공업 부장 : "장마철만 되면 한 번씩 출입문 앞에 공장 앞에 출입문이 침수돼서 공장도 침수가 되는, 배수도 안 되고 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공장에서 불과 500m 거리에 배수펌프장이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배수펌프장은 2008년 50년 빈도로 지어졌습니다.

5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많은 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잦은 침수를 막지 못하는 건 결국 부족한 용량 탓입니다.

창원의 대형 펌프장 8곳 가운데 5곳은 30년 빈도 강수량, 3곳은 50년 빈도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됐습니다.

일 강수량 190~210㎜, 시간당 55~62㎜가량을 퍼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를 뛰어넘는 극한 호우가 최근 5년 동안 8차례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경남의 방재용 배수펌프장 332곳도 대부분 30~50년 빈도 강수가 기준, 예산 부족으로 당장 개선도 어렵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계속해서 보강하려고 하는데 국가 예산이 그렇게 따라가지 못하지 않습니까?"]

전문가들은 단계적으로 배수펌프와 배수로 용량을 늘리면서, 극한 호우 때 지하차도나 주차장을 일시 폐쇄해, 저류지로 활용하는 일본과 같은 해법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대한하천학회장 : "평상시에는 (지하)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비가 오면 물을 집어넣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에서 물을 대규모로 받아주니까 저지대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죠."]

극한 호우가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방제 시스템 개선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백진영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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