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vs “소득세와 형평 어긋나”…민주, 금투세 격론

최우석 2024. 9. 2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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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1일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의 향방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내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시작 전부터 '유예'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토론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토론을 시작으로 정책의원총회 등을 통해서 당의 총의를 확인한 후에 최종적으로 당론을 정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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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금투세 토론회
유예팀 “美 증시와 디커플링 우려”
시행팀 “주가·큰손 이탈과는 무관”
민주 김영환 ‘인버스 투자’ 발언에
與 “조선 망했으니 日 가라는 격”

내년 1월1일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의 향방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내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시작 전부터 ‘유예’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토론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토론을 시작으로 정책의원총회 등을 통해서 당의 총의를 확인한 후에 최종적으로 당론을 정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토론회 후 “빠른 시간 내에 당론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금투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쪽은 “국민 공감 없는 세금의 결과는 대선 패배”라는 논리를 내세웠고, 시행론자들은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와 비교해야 한다”고 맞섰다.

유예팀은 “세계사는 조세 저항의 역사”라며 국민 공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종합부동산세, 공시지가 현실화 등 문재인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거론하며 “우리가 얻은 결과는 대선 패배”라고 말했다. 반면 시행팀은 금투세 도입과 주가, 큰손들의 이탈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며 “금투세는 부동산 정책과 비교하면 안 된다. 2000만 근로소득자의 소득세와 비교해야 한다”고 조세 정의 구현에 강조점을 뒀다.

쟁점토론에서 금투세 도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김병욱 전 의원은 “미국 주식시장과 디커플링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된다”며 “금투세란 불확실한 제도를 지금 하는 게 과연 합리적 의사결정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환 의원은 “(주식시장이) 우하향 된다고 신념처럼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 투자를 하면 된다”고 비꼬았다.

투자자들과 설전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에서 연 금융투자소득세 토론회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오른쪽 두 번째)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 대표 등은 이날 민주당 토론회 직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재문 기자
투명성 효과에 관해서 시행팀 김성환 의원은 “증권거래세를 소득세로 바꾸지 않으면 주가 작전세력들이 활개 친다”고 주장했고, 유예팀 이소영 의원은 “금감원 감시를 강화하거나 국세청 자료감시권 강화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유예팀·시행팀 양측 모두에게서 필요성과 시급성이 인정된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부터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 등을 위한 상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 20여명과 함께 ‘1400만 주식 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 전달식 및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맞불을 놓으며 금투세 폐지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그 실제 가치에 비해 정기예금 수준의 성장만 해왔다. 이런 시장은 없다”며 “세금 자체가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하고 유예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일종의 자폭행위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토론회 도중 나온 유예팀 김영환 의원의 ‘인버스 투자’ 발언을 놓고는 국민의힘 박상수 대변인이 “조선은 망했으니 일본으로 가라는 친일파 논리와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최우석·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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