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포스코홀딩스 1조원대 보유 주식 모조리 팔기로…왜?

홍석재 기자 2024. 9. 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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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300만주에 가까운 한국 포스코홀딩스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일본제철의 포스코홀딩스 주식 매각은 최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유에스(US)스틸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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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제철 건물 앞에 회사 로고가 적혀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제철이 300만주에 가까운 한국 포스코홀딩스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과 인도에서 각각 철강기업 인수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한 정지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제철은 24일 “2000년 이후 전략적 제휴 계약 등에 따라 취득·보유해 왔던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4712주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매각 시기는 시장 동향 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포스코홀딩스와 2000년 8월 전략적 제휴 계약, 2006년 10월 전략적 제휴 심화와 주식 상호 추가 취득에 관한 계약 등을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사들이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지난 8월에는 전략적 제휴 계약을 3년 연장한 바 있다.

현재 일본제철은 포스코홀딩스 발행 주식 3.42%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회사가 갖고 있는 포스코홀딩스 주식 가치는 약 1조1천억원(1188억엔)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포스코도 일본제철 주식 1.65%를 갖고 있지만, 일본제철과 달리 현재 매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 쪽은 “그동안 포스코홀딩스와 협력관계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할 수 있고, 앞으로도 제철 공정의 탈탄소화, 완성 전의 반제품 상호 공급,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교류 등을 통해 두 회사의 공통 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사는 이번 주식 전량 매각 사유에 대해서는 자산 축소를 통한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일본제철의 포스코홀딩스 주식 매각은 최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유에스(US)스틸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자국 내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인도 등에서 투자를 늘리되, 현지에 고로를 포함한 생산시설을 직접 갖춘 뒤 판매까지 하는 ‘지산지소’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141억달러를 투입해 한때 전세계 철강 산업의 상징과도 같았던 유에스스틸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도 제철회사 아르셀로미탈과 합작회사에 1조엔 규모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 인수를 위해 인수 금액과 별도로 27억달러를 넘는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해외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자본 효율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홀딩스의 주식 매각도 그 일환”이라고 풀이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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