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센텀2 첨단산업단지와 창발의 시대
초일류기업 유치 사활을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공학박사·‘스마트시티 세계’ 저자
부산도시공사가 센텀2 첨단산업단지(센텀2)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지구지정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최근 센텀2에 도심융합특구가 추가 지정됨으로써 국가 재정지원도 가능해졌다. 센텀2가 가덕도신공항과 공항복합도시, 로지스틱 플랫폼 시티, 에코델타시티, 북항 재개발 2단계 등과 융·복합돼 부산은 역대급 대전환 및 창발의 시대를 맞았다.
센텀2가 완성되면 약 15조 원의 GRDP(지역내총생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다수의 국내외 초일류기업이나 성장동력기업 등이 입주해 성장을 거듭하면 판교 못지않은 GRDP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센텀2의 경쟁력이 국내외 초일류기업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 참고로 판교1·2TV(약33만 평)의 GRDP는 ‘2022년 말 기준 167조7000억 원으로 부산의 104조 원의 약 161%이다.
글로벌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센텀2는 국제 및 국내 수도권과 경쟁, 그리고 도심융합특구로 동시 출발하는 국내 5개 도시 등 3개 차원의 입지 경쟁을 해야 한다. 먼저, 아시아를 살펴보면, 대만과 일본, 미국과 기술 패권 전쟁 중인 중국, 그리고 IT 강국 인도 등이 모두 센텀2와 세계 초일류기업 유치경쟁 대상이다. 국내를 살펴보면, 수도권의 용인 플랫폼 시티를 비롯해 SK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포함한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등과 경쟁해야 한다. 또한 같은 시기에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된 대전 광주 대구 울산과 치열한 기업 유치 및 분양경쟁을 해야 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초일류 기업들이 원하는 입지 조건은 보통 다섯 가지를 든다. 첫째 편리한 교통, 둘째 고객과의 거리감, 셋째 저렴한 분양가이다. 넷째는 우수한 인재 확보, 산·학·연 연계 용이성이 다섯째다.
먼저 분양 가격을 보면, 센텀2의 조성원가는 토지 취득가격을 기본으로 공사비, 자금 차입에 따른 이자 등 관리비와 부대비용 등을 더해 산정한다. 따라서 연결 도로 등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지출, 외부 간섭으로 인한 조성 기간의 연장, ㈜풍산의 이전 장기화는 분양 가격을 높이는 부정적 요소다.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 모델로 알려진 판교 테크노밸리를 예로 들자면, 인프라 비용은 기존 분당과 판교 신도시 덕분에 거의 들지 않았다. 수도권의 대학교와 연구기관, 우수한 인력, 주거 및 각종 편익 시설 등 최고의 입지에 분양 가격도 저렴해 투자기업들의 자산이득도 충분했다. 참고로 판교1의 분양 가격은 평당 740만 원, 판교2는 960만 원이었으며, 판교3은 약 1870만 원으로 추정되고, 센텀2는 약 1600만 원으로 추정된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최고 성공 요인은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 정책이다. 정부는 2015년 국무회의에서 ‘판교 창조경제밸리’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2판교에 대한 정부의 재정과 정책 지원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LH가 기업지원허브와 기업성장센터를 건립, 운영하며 여기에 11개 정부 기관에서 창업 컨설팅 및 교육, Open Lab, SW가 제공되고 약 3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게 된다. 경기도는 경기기업성장센터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판교이노베이션랩을 건립해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다. 센텀2는 위의 사례와 비교할 때, 아직 탁월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실망하기는 너무 이르다.
물리적 불리는 분양 가격을 필두로 세제나 행정지원 같은 정책이나 제도를 보완하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은 가덕도신공항과 신항만을 비롯해 공항경제권에 대한 비전과 송전탑 비용이 절약되는 싼 전기료에 풍부한 용수가 있지 않은가!
이제 부산이 경쟁 도시를 리드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우선, 센텀2 도심융합특구진흥재단을 빠르게 구성해 마중물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규제철폐, 재정지원, 세제혜택 등 정책 지원을 위한 조례의 제·개정을 포함해 업무의 영속성과 중앙정부·지자체·산하기관 간 협업과 연계를 도모함과 동시에 각종 애로 사항을 해결할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특구, 구역, 지구 등의 중복지정을 통한 복합적 연계전략과 복합혁신공간 및 배후시설을 구축해 기업성장을 도모하고 기업유치 지원, 기업성장 지원, 청년인재 정착 지원 등 범부처 지원 패키지 제공을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끝으로 조성원가를 낮추고 공사 기간을 단축해 높은 수준의 공간 경쟁력을 확보하고 홍보관, 기업성장센터 등을 특별계획구역에 랜드마크로 건립해 초기에 붐업을 선도함과 동시에 청년 인재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마련해야 한다.한번 해보자. 세계의 디지털 문명 도시들은 좀 더 선진적인 국내외 초일류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차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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