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검증된 금고 운영능력·독보적 지역 공헌 부각

최승희 기자 2024. 9. 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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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주금고 열쇠가 BNK부산은행 품으로 돌아갔다.

24일 열린 부산시 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에서 주금고에 부산은행이 선정된 배경에는 오랜 기간 검증된 시금고 운영 능력과 지역 공헌 실적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4년 뒤 부산시금고 경쟁도 많은 시중은행의 관심과 참여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번엔 수성에 성공했지만 안주할 수 없는 처지다. 앞으로 4년간 부산은행이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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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시금고 재선정

- 4년간 1995억 사회공헌에 투입
- 지역경제 선순환 기여한 점 반영

- 그간 독점해온 주금고지기 역할
- 시중은행과 본격 경쟁체제 돌입

부산시 주금고 열쇠가 BNK부산은행 품으로 돌아갔다. 이번 결과는 막강한 자금력과 파격적인 제안으로 무장한 시중·국책은행을 누르고 지역은행이 지역 금고를 사수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24일 부산 해운대구 아르피나 1층 로비 모니터에 ‘2024년 부산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가 열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오랜 금고운영 노하우가 높은 점수

24일 열린 부산시 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에서 주금고에 부산은행이 선정된 배경에는 오랜 기간 검증된 시금고 운영 능력과 지역 공헌 실적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시중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건 지역 금고업무에 대한 노하우”라며 “심의위원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이 같은 강점을 부각해서 소개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은 2000년 주금고 첫 지정 이후 24년간 아무런 사고 없이 금고를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부산은행은 부산시교육청 금고를 56년 운영해 왔으며, 지역 구금고도 15개 맡아오고 있다.

부산에 본점을 둔 지역은행인만큼 사회공헌 규모나 지역 특화 서비스도 강점이다. 부산은행은 최근 4년간 총 1955억 원을 지역 사회공헌사업에 투입하는 등 지역경제 선순환에 기여하면서 지난해 순이익대비 사회공헌 비율이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은행권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추세 속에도 지역민의 금융 편의를 위해 벽지 점포를 적자 운영하거나 재개점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주금고 경쟁에선 밀려났지만 12년간 지킨 부금고 열쇠를 지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국민은행 역시 부금고 운영 노하우가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공헌 강화 사업들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붙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소상공인의 출산·육아 지원을 위해 총 30억 원을 지원하는 ‘부산 소상공인 육아응원패키지 지원 업무협약(MOU)’을 부산시와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주금고 경쟁에는 기존 주·부금고를 맡아오던 부산은행 국민은행에 더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까지 가세하면서 부산시금고의 위상도 높아졌다는 평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주금고 선정이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심의위원회 참여 은행도 과거와 달리 치열하게 장점들을 어필했다”며 “뜨거운 관심에 부산시도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하게 심의했다. 시금고에 선정된 은행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소상공인에게 더 좋은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시중은행과 경쟁 심화 불가피

부산은행은 주금고를 사수하는 동시에 시중·국책은행과의 경쟁이 앞으로 심화할 것이라는 과제도 떠안았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특정 은행의 독식이 점점 사라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령 오랜 기간 전국의 법원 금고는 신한은행이 독식했지만 은행업계의 반발이 높아지면서 최근엔 경쟁 입찰을 통해 다른 은행에도 기회가 많이 열리는 추세다.

이번 입찰에서 지역기업인 지역은행의 위기감은 시민사회에도 번졌다. 이례적으로 시금고 선정을 높고 시민단체가 나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지난달 14일 이후 지방은행노조협의회, 한국노총 부산본부, 부산경실련,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등 23개 단체가 기자회견 또는 성명문을 통해 ‘지역금고는 지역은행에’라는 주장을 펼쳤다. 대체로 이들은 “시금고는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마중물 구실을 하는데, 시중은행이 맡게 되면 지역 자금이 역외로 유출된다”며 부산은행에 힘을 실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4년 뒤 부산시금고 경쟁도 많은 시중은행의 관심과 참여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번엔 수성에 성공했지만 안주할 수 없는 처지다. 앞으로 4년간 부산은행이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금고 열쇠를 지킨 부산은행은 시민 대한 적금 특판과 이벤트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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