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가짜 뉴스로 가득찬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법

강현철 2024. 9. 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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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다.

정보의 통로가 무수히 다양해지고 전파 속도 역시 빨라지면서 사실과 사실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짓 정보를 만들고 퍼뜨리는 기술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

직관에 의존해 자신에게 익숙한 것, 언뜻 보기에 그럴듯한 것, 자신이 선호하거나 동의하는 정보를 진실이라 여기기도 하고, 진술의 진위와 관계없이 여러 번 반복해 들은 주장을 진실이라 믿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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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프레임
샌더 밴 데어 린덴 지음 / 문희경 옮김
세계사 펴냄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다. 정보의 통로가 무수히 다양해지고 전파 속도 역시 빨라지면서 사실과 사실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짓 정보를 만들고 퍼뜨리는 기술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사회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혼란해진 미디어 생태계에서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퍼져나가고, 사람들은 왜 잘못된 정보를 믿으며, 이에 맞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자극 과잉의 시대, 거짓의 함정에서 안전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차갑고 단단한 진실'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인간의 인지 작용 대부분을 주도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하지만 과거 TV와 신문 중심이었던 정보 전달 매체가 온라인 뉴스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로 바뀌면서 진실을 추구하기는 녹록지 않다. 인간의 주의력과 지각은 선택적이다. 모든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건 불가능하고,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 또한 한계가 있다. 스스로 참과 거짓을 식별하는 데 능하다고 믿지만 사실 인간의 뇌는 궁극적인 팩트체크 전문가가 아니다. 직관에 의존해 자신에게 익숙한 것, 언뜻 보기에 그럴듯한 것, 자신이 선호하거나 동의하는 정보를 진실이라 여기기도 하고, 진술의 진위와 관계없이 여러 번 반복해 들은 주장을 진실이라 믿기도 한다. 우리의 뇌는 자신의 세계관과 모순되는 증거보다는 그와 부합하는 증거를 더 빨리 알아채고 수용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 기제는 근원적인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의 홍수속에선 근본적인 편향에 따라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체계에 익숙한 정보를 진짜 정보라 여긴다. 이에 따라 딥페이크 영상을 미끼로 한 투자 사기, 유명인에 대한 가짜 뉴스 등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짜 뉴스와 음모론 등 잘못된 정보의 피해는 유명인들만의 문제가 아닌지 오래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따르면 결정과 행동의 방향이 그릇되며, 이는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개개인의 믿음이 모여 군중의 믿음으로 불어나면 사회적으로 혼란과 불신이 팽배해 사람들 사이에 불안과 단절, 대립이 극대화될 수도 있다.

책은 잘못된 정보가 담긴 메시지의 기원, 작동 방식, 결과뿐 아니라 잘못된 정보로 우리를 속이려고 작정한 사람들의 전술에 맞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가짜는 진짜보다 더 빠르고 더 멀리 퍼진다. 책을 읽고 나면 진실을 읽어내는 눈이 생겨 거짓, 오류, 속임수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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