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능력 없는데 공감도 못해” 전면 저격에 정몽규 ‘굳은 표정’

박문성 “‘정몽규 시대 끝나는 게 맞구나’ 오늘 다시 느껴”
“현 체제에선 무능력‧무원칙‧불공정 반복될 것”
정몽규, ‘4선 의지’ 드러내…“모든 가능성 열고 심사숙고”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9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24일 대한축구협회 운영 실태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관련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능력도 없는데 공감도 못 한다"며 '정몽규 체제'가 끝나야 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바로 앞자리에 착석해 있전 정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박 위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현안 질의 전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 (회의를) 들으면서 '정몽규 회장 시대가 끝나는 게 맞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은 이날 오전부터 증인으로 출석한 정 회장‧홍명보 국가대표팀 등의 뒷자리에 앉아 이들의 발언을 지켜봤다.

그는 정 회장을 겨냥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도 전혀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됐을 때 제가 아는 지도자가 연락을 했다"며 "그 지도자는 '이제 지도자를 그만할 생각이다. 이름 없는 지도자는 10년, 15년을 밑바닥에서 굴러도 프로팀 코치 한 번, 감독 한 번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누군가 특혜를 줘가면서 국가대표 감독을 준다면 이제는 감독을 못 하겠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만 그렇진 않다"며 과거 정 회장 체제에서 발생했던 승부조작 축구선수 기습 사면 사태를 소환했다. 박 위원은 "꼼수 사면이다. 매우 반(反)스포츠적이었다"며 "우리 사회에서 그런 식으로 잘못된 사람을 꼼수 사면하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클린스만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그날 전력강화위원회 당일에 소집해 그날 통보하고 30분 뒤에 발표했다"며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 했다고 하는데 그냥 실패한 것이 아니다. 축구 질 수 있다. 그런데 파리 올림픽을 이끌어야 하는 황선홍 감독을 굳이 안 해도 되는 임시감독으로 겸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위험하다고 했지만 (축협은) 그 판단을 못한다. 결국은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했고 홍명보 감독까지 이어졌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무능력,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사건이 아닌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정몽규 체제'가 끝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의 작심 발언은 곧장 축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자됐다. 축구 팬들은 "사이다" "도파민"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으며 "축협으로부터 그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9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회장은 4선 도전 여부를 묻는 의원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제 거취 문제는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만 답해 사실상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아온 정 회장은 올해 세 번째 임기가 종료된다. 정 회장은 아직 공개적으로 4선 도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또 한 번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