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홍명보가 1순위였다…내 역할 다 해 사퇴"(종합)

"정몽규 회장에 보고드린 이상 역할 다했다 생각…건강·가족 문제도"
정몽규 회장 "추천한 홍명보 감독 거부했단 식으로 받아들이신 듯"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축구 대표팀 새 감독을 찾다가 돌연 사퇴한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에게 홍명보 감독을 추천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판단해 그만뒀다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어지는 감독 선임 과정 속 체력적으로 힘들고 건강 문제도 있었다"며 "일단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드린 이상 내 역할은 끝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의 걱정"도 물러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정 전 위원장은 새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새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새 감독 찾기는 순탄치 않았다.

외국인 감독으로 방향을 정했으나 협상이 무산되면서 3월과 6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렀다.

결국 정 전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 3인을 다시 선정한 뒤 지난 6월 돌연 사퇴했다.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정 전 위원장 대신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홍명보 감독을 만난 뒤 홍명보 당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낙점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회장은 "정 전 위원장 사퇴 이야기를 듣고 여러 차례 통화하려고 노력했다"며 "내 생각에는 (정 전 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추천했는데, 내가 거부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셔서 여러 가지 심적으로…"라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위원장 "1, 2, 3순위를 정했던 것은 가장 먼저 우선 순위로 1순위를 접촉하고 거기에서 결렬이 되면 그 다음에 차순위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님이 2, 3순위도 면접을 하라고 했지만) 다시 유럽으로 가서 2, 3순위를 만나고 결정되면 1순위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퇴를)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주최한 전강위 10차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과 바그너 감독이 7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다만 정 전 위원장은 8차 회의부터 배석해 홍 감독을 선택한 이 이사가 자신을 대신해 전력강화위를 주도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홍 감독을 최종 선택한 이 이사의 주관적인 의사가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 이사가 전강위 회의에 등장한 이후에도) 위원장으로 회의를 주도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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