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소통`에 진심인 인플루언서… "누구나 쓰는 뷰티브랜드 만들고 싶어요"
브랜드 론칭 4년만에 매출 100억 돌파…연평균 성장률 87%
사랑 보답 위해 연탄·의류 등 지파운데이션 통해 꾸준히 기부
김유미(35·사진) 러븀 대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6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애초에 'yoomth'(윰쓰)라는 인스타 아이디를 더 익숙해 하는 고객들이 많다. 뷰티 브랜드 대표이자 두 아들의 엄마, 아내로서의 역할을 해내느라 "24시간 사이클을 타는 느낌"이라는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일을 시작한다. 기상하자마자 라이브 방송을 켜고 얼굴에 붙어있는 러븀 마스크팩을 뗀 뒤, 민낯에 로션과 선크림을 바르는 모든 과정이 실시간 광고이자 고객들과의 소통 시간인 셈이다.
러븀 매출액은 지난해 100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7%에 달한다. 브랜드를 만들고 입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브랜드 론칭 전 겪은 모든 경험이 도움이 됐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은 한 순간도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쇼핑몰 모델로 일하던 김 대표는 일찍 결혼을 하고 첫째를 품에 안은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이와 함께하는 사진을 올리곤 했다고 한다. 팔로워가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하고 SNS에서 아이가 입은 옷 하나 하나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자 아동복 사업을 시작한 게 첫 걸음이었다. 김 대표가 아이를 '복덩이'라고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의류 사업의 시스템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느낄 때쯤 국내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공구'(공동구매)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몇몇 제품의 공구를 맡게 된 김 대표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임하면서 고객들과 더 밀접한 소통을 이어나갔다.
김 대표는 "사실 '돈'만 생각했으면 더 많은 공구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사용해보고 정말 만족하고 좋았던 상품 4개 정도만 3년동안 꾸준히 진행했다"며 "아직도 집에서 그 제품들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데 오랜 팔로워 분들도 이런 점을 높이 사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브랜드는 초창기에 소통 창구를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공구가 어찌 보면 소통의 시작점이었고, 이 덕분에 브랜드가 잘 정착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물 다섯부터 SNS에서 소통을 시작해 서른 여섯이 될 동안 팔로워들과 10년 가까이 쌓인 돈독한 '무언가'가 생겼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진심이 통한 셈이다.
소통은 실제로 러븀의 큰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댓글이나 다이렉트메시지(DM)으로 오는 모든 고객 피드백을 직접 꼼꼼히 읽어보고 제품 생산이나 리뉴얼에 적극 반영한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수수 패드'가 좋지만 매일 쓰기엔 패드 형태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반영해 '수수 토너'를 개발했고, 겔마스크팩의 사이즈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대용량 제품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조만간 바디라인 대용량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뷰티 사업을 꿈꾸게 된 것도 당시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김 대표는 "오랫 동안 공구를 진행하던 브랜드가 감사하게도 많이 성장해서 더 이상 공구를 하지 않게 됐는데 '온 마음을 다해도 결국엔 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끝이 없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고 신랑 피부에 잘 맞는 기초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여러 제조사와 무턱대고 접촉을 했다"고 회상했다.
수많은 국내 제조사 중 두 군데서 연락이 왔고, 제안서를 가져온 곳과 샘플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곳이 현재 러븀 제품들을 제조하는 피코스텍이다. '프리미엄' 가격이 붙는 흔한 인플루언서 브랜드들과 달리 성분과 품질에 비해 부담 없는 단가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제조사와의 협업 덕분이다.
더 편한 방법들이 많은데 왜 브랜드를 직접 론칭하는, 어찌 보면 번거롭고 어려운 길을 택했냐고 묻자 김 대표는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회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잡아서 쓸 수 있는 순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전한다'는 브랜드 슬로건에도 녹아있는 다짐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브랜드를 처음 론칭하고 1~2년간은 제품을 기획하고 샘플을 테스트하는 모든 과정이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브랜드를 알게 되는 사람들이 늘고 회사가 성장하면서 막대한 책임감과 무게감도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주요 제품 라인업은 수분, 진정 라인을 중심으로 슬로우에이징, 미백, 모공, 딥클렌징, 스페셜케어 등이 출시돼있다. 국내의 올리브영, 무신사, 29CM 등 외에도 해외 주요 유통채널인 아마존, 왓슨스 등에 입점했다.
많은 이들에게 받고 있는 사랑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김 대표가 찾은 방식은 '봉사와 기부'다. 러븀은 브랜드 론칭과 함께 지파운데이션을 통해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미혼한부모 가정 겨울나기 지원, 취약계층 여성에 화장품 및 의류 기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지난해 진행했던 겨울 연탄봉사를 러븀 고객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 역시 고객들이 먼저 '역제안'한 의견이다.
매출 대비 기부 금액이 큰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소비자를 통해 얻은 수익을 다시 환원하고 고마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는 활동"이라며 "인플루언서 김유미로, 그리고 러븀이라는 브랜드로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이제 김 대표의 개인적인 꿈은 더 많은 사람들이 러븀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제품 라인을 최근 선보였고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며 웃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린 딸이 먹었으면 큰일날뻔"…부산 유명 제과점 빵서 나온 이물질 정체
-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초대박 칠 것"…하태경, `극찬`한 이유
- `명품백 전달` 최재영 수심위 시작…"검사는 무죄, 피의자는 유죄 주장 황당한 상황"
- 안세영 발바닥 물집 사진 나오자…배드민턴협회장 "신발 강제 규정 바꿀 것"
- 수상한 대림동 의류잡화점…중국산 마약 `정통편` 팔다 걸렸다
- 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율 1%대 중반"
-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누르고 수익성 톱2 등극
- 믿을 건 밸류업뿐인데…세제 인센티브, 국회 통과 `하세월`
- 코스피 하락 베팅 `곱버스` 거래량↑…"트럼프 리스크 주의해야"
- 성수·영등포 확 바뀌나… 서울 준공업지역 규제 확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