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기업 인센티브·투자자 소통 강화… 日 밸류업 어떻게 하고 있나 [뉴스 투데이]

강구열 2024. 9. 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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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기업 밸류업 정책은 2010년대 중반 '거버넌스 코드'(투자받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행동원칙), '투자자와 기업 간 대화 가이드라인', '정보 공시 및 주주관여 요건 강화' 등을 주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 왔다.

기시다 총리의 주도 아래 내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국내외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하고, 밸류업에 적극적인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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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코드 등 장기 관점 추진
닛케이225 평균주가 최고치 경신
韓, 상속세 완화 국회 통과 미지수
금투세 등 저해 요인 지적 잇따라

일본의 기업 밸류업 정책은 2010년대 중반 ‘거버넌스 코드’(투자받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행동원칙), ‘투자자와 기업 간 대화 가이드라인’, ‘정보 공시 및 주주관여 요건 강화’ 등을 주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 왔다.

2021년 10월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출범한 이후엔 기시다 총리가 간판 경제정책으로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 내에서 작동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가계소득 증대, 스타트업 육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위해 광범위한 구조 개혁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가계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가계와 기업, 금융사 등 경제 주체의 행동 변화와 소통을 촉구했다.
지난 3월 1일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닛케이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투자자와 경영자의 의사소통을 더욱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실현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러지 못한 기업은 고사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4월부터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방침을 수립해 공개할 것을 권장했고, 기업은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호응했다.

덕분에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7월10일 4만1831.99로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이 미공시 기업과 대비해 1년간 10.5%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밸류업 자율공시를 이행한 기업의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이 미이행 기업보다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기시다 총리의 주도 아래 내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국내외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하고, 밸류업에 적극적인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2022년 9월 미국 뉴욕 투자설명회에서 “(일본 경제는) 성장과 분배의 양립이 가능하다. 안심하고 투자해 달라”고 호소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도입 후 1년5개월이 경과한 지난 8월 기준 대기업 중심 프라임마켓의 79%, 중견기업 중심 스탠더드마켓의 31%가 공시를 완료했다. 대상 상장사의 55.5%에 달한다.

이와 달리 국내에선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24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10개, 코스닥에서 3개가 참여하는 데 그쳤다. 공시 대상 2595개의 0.5%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최근 정부에서 상속세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국회 통과가 미지수인 데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밸류업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 리스크로 ‘세제 변화’를 꼽으면서 “이번에 공개된 세법 개정안에서 상속세율과 공제액 완화가 확인됐지만, 국회 통과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며 “오너가 있는 그룹의 경우 세제가 바뀌지 않는 한 (밸류업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도 “배당을 통해 주식 장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펀드에서 배분받으면, 배당 소득으로 편입돼 종합과세 대상 소득이 되는 이런 문제가 투자 단기화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도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우리 증시는 금투세를 도입하기엔 체력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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