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형 조명 접목… 친환경 인프라로 해외시장 공략할 것" [인터뷰]

노주섭 2024. 9.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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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설 삼영건장 회장
1군 건설업체 파트너 경험 바탕
하이엔드 리모델링 사업 추진
우즈벡 스마트시티 조성 참여 등
자회사 큐브스LED 발판 삼아
고급화·해외시장 개척 주력
하이엔드 시공과 해외진출을 통해 건축 경기 불황을 돌파하고 있는 ㈜삼영건장 조윤설 회장. ㈜삼영건장 제공
"위기는 기회다. 기본에 충실한다. 멀리 보고 준비하라."

최근 건설업계가 전례 없는 불황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영건장(부산 동구 범일동) 조윤설 회장은 불안해하지 않는다. 대신 위기 극복 3원칙을 앞세워 긍정적 마인드를 유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영건장은 지난 7월 말 황령터널 등 부산의 7개 터널 조명을 에너지 절약형 신기술이 적용된 LED등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관련업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동남권에서 시공 능력으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내건축 회사로 성장한 데 만족하지 않고, 자회사 ㈜큐브스LED를 앞세워 인프라 조명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며 위기극복에 나서 그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회장은 "사업을 시작한 이래 1997년 IMF 외환위기, 2005년 신용카드발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숱한 위기를 겪었다"면서 "그때마다 조바심을 버리고 직원들과 거래처 챙기고, 넓게 보고 인내하며 위기를 넘겼다"고 말한다.

사실, 건축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실내건축업을 영위하는 삼영건장도 최근의 위기에서 비켜나 있을 순 없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상승했고, 설상가상으로 주택경기 침체로 일감 자체가 줄어 경영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삼영건장에 '위기는 곧 기회'였다. 부산에서만 고만고만한 업체 수백개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명멸하는 소위 '레드오션' 산업에서 삼영건장은 위기 직후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남성 위주의 거친 건설업계에서 여성 경영자로서 받았던 유무형의 차별을 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긍정의 힘으로 극복해왔던 조윤설 회장의 깊은 내공이 큰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2002년 창업 초창기부터 시공비로 받은 채권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회사의 명운이 바람 앞의 등잔 신세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동력도 조 회장의 초긍정 마인드였다. 그는 화 내고 좌절하는 대신 실내건축 시장의 분위기를 익히는 데 수업료라 생각하며 훌훌 털고 일어섰다.

또 어떤 공사 현장에서든 기본에 충실하며 성실하게 시공하다 보니 회사의 신용도와 평판이 좋아지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그 결과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부산의 종합건설사들은 물론 대기업 1군 건설업체들까지 믿고 찾는 파트너로 성장했다.

조 회장은 "현장 설명회부터 고객인 원청회사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고 자재 유통업과 연계해 원가 경쟁력을 키웠다"면서 "이런 바탕 위에 하자 없는 작업에 주력하고 시공 후에도 고객 요청에 적극적으로 피드백함으로써 신뢰감 주는 회사라는 평판을 얻게 됐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삼영건장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전과 다른 성격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1인가구 증가라는 사회구조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신규주택 수요가 줄고 노후주택이나 빈집은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민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도 유행에 민감한 실내 인테리어 업체엔 숙제다. 조명 트렌드 역시 친환경 에너지 절감 제품으로 대전환하는 추세다.

이 같은 도전에 직면한 삼영건장의 대응은 '고급화와 해외시장 개척'으로 요약된다.

조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생활양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래된 주택의 하이엔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등 디자인과 트렌드의 변화에 앞서가는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5년 자회사 큐브스 LED를 설립한 것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조명 개발에 몰두해왔던 큐브스 LED는 실내 조명공사뿐 아니라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결실이 부산시, SKT 등과 손잡고 진행한 황령터널, 장산 1, 2터널, 두명터널, 만덕2터널, 개좌터널, 방곡터널 등 부산 전역 7개 터널의 'IOT 스마트그린터널 구축사업'이다.

조 회장은 "큐브스LED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 절감 스마트형 조명, 사물인터넷 기술을 장착한 신기술을 적용해 국내 인프라 사업에서 호평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과 수출도 앞두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 큐브스LED는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해 2017년 캄보디아에 '아듀캄'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드주의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를 위해 큐브스LED는 우즈베키스탄 행정수도 역할을 하고있는 뉴랍샨시티의 IT파크에 입주해 현지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조 회장은 "큐브스LED는 누랍샨시티의 스마트 가로등, 바닥 신호등, 바닥경관조명과 미디어파사드 LED디스플레이 설치 등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이 사업은 타슈켄트주에서 향후 개발되는 15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뿐아니라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 대한 수출 교두보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외형 성장과 더불어 회사의 내실 다지기도 조 회장이 무게를 두고 있는 부분이다. 핵심은 솔선수범에 있다. 조 회장은 "수많은 현장의 실태, 빠르게 발전되는 기술, 다양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는 혁신은 경영자 혼자만으로는 안된다" 면서 "최고경영자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직원들의 발전을 견인해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에 뿌리 박고 있는 지역업체로서 조 회장은 지역 공헌에도 열심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2007년부터 16년 가까이 부산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부산 동구의 취약계층을 위해 상당액의 LED 전등을 현물로 제공하는 등 기부에도 열심이다.

특히 20년 이상 업력을 쌓은 여성 기업인으로 후배 여성 기업인들을 위한 멘토 역할에도 열심이다. 조 회장은 "다른 경영자에게 조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인내하고 공부하다보면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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