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지 “北 핵물질 농축 시설, 2010년 이후 업그레이드”

이병철 기자 2024. 9.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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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과학자들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사진을 통해 이전보다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개선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3일(현지 시각) "핵 기술 전문가들이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고 핵무기 제조 능력이 향성됐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치는 평양 인근 강선 지역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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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난 13일 핵물질 농축 시설 사진 공개
사이언스, 美 과학계 분석 결과 전해
“초기 우라늄 농축 설비, 배관은 개선돼”
북한이 공개한 북한의 핵물질 농축 시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로 북한은 이 시설의 설비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평양 노동신문

전 세계 과학자들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사진을 통해 이전보다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개선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3일(현지 시각) “핵 기술 전문가들이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고 핵무기 제조 능력이 향성됐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치는 평양 인근 강선 지역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 시설 현지 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현장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0년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을 초청해 영변 핵시설을 보여줬으나, 대외적인 공개는 하지 않았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고농축 우라늄 제작에 쓰이는 원심분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김 국무위원장은 원심분리기가 늘어선 복도에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으로 사진에 담겼다.

헤커 소장은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 원심분리기 성능을 개선한 흔적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진에 나온 원심분리기는 이전에 본 것과 유사하지만, 더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배관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연 상태의 우라늄은 우라늄 238과 우라늄 235가 섞여 있다. 이 중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 235는 0.7%에 불과하다. 핵무기 원료로 쓰려면 우라늄 235가 90% 이상이어야 한다. 이렇게 순도 높은 우라늄 235를 얻으려면 원심 분리기로 농축을 해야 한다.

사진에 나온 원심분리기는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초기 단계에 쓰인다. 육불화우라늄 기체를 농축해 핵무기의 재료가 되는 우라늄 235(U-235)의 농도를 높이는 장치다. 수천개의 원심분리기를 이용하면 우라늄 235의 농도를 0.7% 수준에서 1%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이후에는 고성능의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235의 농도를 90%까지 끌어 올린다. 다만 이 과정은 원심분리기 사이에서 중성자가 이동하며 분열 반응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임계 상태가 될 수 있다. 임계가 농축 과정 중 발생하면 원심분리기의 손상이나 폭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기관인 스팀슨센터의 올리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 분리기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핵물질을 농축하면서 임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이사는 공개된 사진 속 시설의 위치를 평양 인근으로 추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월 평양 인근 강선 지역에서 시설 확장 공사가 진행됐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루이스 이사는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평양에서 남동쪽으로 수㎞ 떨어진 강선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계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핵탄두 90개 분량의 핵물질을 확보했다. 이미 50개 분량의 핵무기 조립을 끝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헤커 소장은 북한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한 핵실험 결과를 분석했다. 그는 “우라늄과 삼중수소를 이용한 핵융합으로 수율을 높인 수소폭탄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소폭탄은 전술 핵무기에 적합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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