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방지법 만들어달라’… 국회 모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
허위 정보 손배 최대 10배까지
野 “백종원 국정감사 소환 검토”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백종원 방지법’을 제정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신메뉴인 ‘뚜열치(뚜껑 열린 치킨 도시락)’ 출시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마케팅 활동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가맹점주와의 갈등 사태가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24일 오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로는 가맹점주나 가맹 희망자들이 브랜드의 지속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가맹본부가 허위·과장된 매출 정보를 통해 가맹점주를 모집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가 접수돼 이날 현장 조사를 받았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와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지난 6월 더본코리아를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액과 20%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해 개점했으나 실제 매출액과 수익률은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가맹본부가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윤기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개점 첫 달은 본부가 이야기한 수치와 얼추 비슷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매출이 40% 감소했고 다른 점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83개까지 늘었던 가맹점도 60%는 폐업한 상태”라고 했다.
다른 연돈볼카츠 점주는 “점포를 연 것이 2022년 9월인데, 그 두 달 전부터 가맹본부는 가맹점 매출 급락과 관련해 점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그 시점에도 연돈볼카츠는 매장 일매출이 315만~465만원이라는 가맹점 모집 광고를 하고 있었는데, 허위지 않냐”고 했다.
이들은 최근 더본코리아가 브랜드 관리를 위해 내놓은 신메뉴 뚜열치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규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저희 매장도 행사 당시 월 4300만원까지 매출을 올렸으나, 정산하고 제 손에 떨어지는 것은 200만원 남짓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가 브랜드 점포의 수익은 없는데도 광고판촉행사 등을 통해 매출만 부풀린 후 가맹점을 모집한 뒤 지속적인 운영 관리는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정종열 전가협 자문위원장은 “전체 가맹본부의 평균 브랜드 개수는 1.4개에 불과한데, 더본코리아는 25개”라면서 “백종원 대표가 유명세를 활용해 떴다방식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다. 연돈볼카츠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또 “더본코리아의 가맹본부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전체 가맹점 평균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면서 “연돈볼카츠 관리를 위해 만든 뚜열치 역시 치킨 메뉴인데, 더본코리아 산하에 치킨 브랜드가 등록돼있는 점을 고려하면 서로 매출을 잡아먹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가협이 분석한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맹점 연평균 실질 매출액에 따르면 2010년 8억7593만원이던 전체 브랜드 연평균 매출액은 2023년 3억8689만원으로 56% 감소했다. 반면, 가맹본부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430억226만원에서 3003억8008만원으로 7배가량 늘었다.
이에 연돈볼카츠 점주들과 전가협은 연돈볼카츠를 포함해 많은 가맹본부가 매출만으로 가맹점 모집 광고를 하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법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들이 요구한 백종원 방지법은 예상매출액 산정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의무를 가맹본부에 부과하고, 허위·과장 정보 제공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를 키우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연평균매출액과 구체적 산정기준, 가맹점 평균 원가율, 가맹점 평균인건비율, 가맹점 평균 광고·판촉비용 등을 제공하고 예상매출액 산정서 역시 단순한 수치 제공이 아닌 가맹점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라는 것이다. 또 허위·과장 정보 제공으로 점주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 손해의 10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우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맹점 관련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데서도 비슷한 문제가 터진다”면서 “가맹본부가 단기간에 떴다방처럼 한탕하고 바꾸는 게 횡행하는 판이 됐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연돈볼카츠 문제와 관련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국정감사장 소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다른 여러 의원실에서도 증인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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