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밸류업지수 … KB 빠지고 한미반도체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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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24일 산업별로 고루 분포된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기존 밸류업 수혜주가 금융·자동차 업종에 집중된 것과 달리 시장 예상을 깨고 정보기술(IT)과 산업재 비중이 높은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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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여력보다 산업군 초점
IT 24곳·산업재 20곳 비롯
PBR 높은 종목도 대거 편입
금융 10곳 그치고 통신주 전무
30일부터 실시간지수 산출
한국거래소가 24일 산업별로 고루 분포된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기존 밸류업 수혜주가 금융·자동차 업종에 집중된 것과 달리 시장 예상을 깨고 정보기술(IT)과 산업재 비중이 높은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배인 한미반도체나 10배인 포스코DX 등이 포함될 정도로 기존의 저PBR주보다는 산업별 분포가 더 반영됐다. 금융 업종에선 주주환원 측면에서 호평받았던 KB금융이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지수 개발 전 단계에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시장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PBR, 자기자본이익률(ROE)로 필터링한 코리아 밸류업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67개, 코스닥 33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산업군별로 보면 정보기술 업종 24개 기업, 산업재 20개, 헬스케어 12개, 금융·부동산 10개 등이다.
IT 업종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됐고, 산업재 업종에서는 HMM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편입됐다. 헬스케어에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들어갔고, 소재 업종엔 고려아연과 한솔케미칼이 포함됐다.
금융 업종에선 신한지주,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DB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해상 등이 포함됐다.
밸류업지수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KB금융 측은 "이번에 발표된 밸류업지수는 2022년과 2023년의 PBR 수치가 기준이었는데 KB금융의 경우 2022~2023년과 달리 올해는 PBR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다음달 예정된 밸류업 공시를 잘 준비해 시장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고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이나 KT 등 통신주도 모두 밸류업지수에서 빠졌으나 에스엠, JYP엔터 등의 엔터주는 편입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선정 기준 적용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고르게 편입될 수 있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밸류업 조기 공시 기업은 최소 요건(수익성·시총·유동성 등) 충족 시 최우선적으로 편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시총은 약 50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최근 2년 연속 적자 기업 또는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 기업은 지수에서 제외된다.
최근 2년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야 하며, PBR 기준으론 산업군별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어야 한다. 자본효율성 측면에선 최근 2년 평균 ROE 기준 산업군별로 순위 비율 상위 기업 100종목을 선정했다.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해 시총 대형주의 영향력을 줄였다.
한국거래소 측은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로 보면 밸류업지수는 최근 5년 성과가 43.5%로 기존 시장대표지수(코스피 200) 33.7%보다 높다고 밝혔다. 밸류업지수 PBR은 2.6배로 코스피200의 2배보다 높고, ROE는 15.6%로 코스피200의 9.3%보다 훨씬 높다. 배당수익률은 2.2%로 코스피200과 비슷하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0일부터 실시간 지수 산출을 통해 종목별 비중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 초 10여 개 자산운용사에서 ETF 상장심사 및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때 밸류업지수를 기반으로 한 액티브 ETF도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선물은 11월 4일 상장할 예정이다.
다만 벤치마크 측면에서 종목이 100개로 분산 효과가 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집중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측은 "100종목 이하로 지수를 구성하면 유동성 문제로 연기금 등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 수가 적으면 시장 수급이 쏠릴 수 있고,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어 연기금으로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 자산운용사 ETF운용본부장은 "개인들은 압축 투자를 선호하지만 운용사들이 참고하는 벤치마크가 되기 위해선 시장 전체를 반영할 수 있는 많은 종목이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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