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콜레스테롤 낮추려면
심혈관 질환 예방과 비만을 막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름을 먹으면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으로 가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만드는데, 이 때 기름의 종류에 영향을 받는다.
기름은 지방산으로 분해되고, 이 지방산은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뉜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산은 단일 불포화지방산과 다(多)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뉜다.
포화지방산은 상온에서 고체이며 고기에 있는 지방, 버터, 마가린, 팜유, 코코넛 기름이 여기에 속한다. 영어로는 'fat'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주로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이 위주인 기름은 상온에서 액체여서 'lipid'라고 부른다. 신선한 액체 기름은 심장병에는비교적 안전하지만, 쉽게 부패하므로 과자나 라면 같이 열을 가한 가공식품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문제가 되는 트랜스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이 주로 열을 과도하게 받으면 구조가 변형되어 생겨난다. 따라서 자연 상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조이지만 계속해서 장시간 음식을 튀기거나 기름을 너무 오랫동안 보관하면 생겨난다. 자연에 없는 물질이다 보니 이를 분해하기가 쉽지 않아 섭취한 기름의 많은 부분이 인체에 남아서 내장 비만을 유발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30%는 음식을 통해 흡수되고, 70%는 간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다량으로 함유된 달걀 노른자, 메추리알, 연어알, 명란, 알탕과 같은 알 계통의 음식, 오징어, 새우, 게, 조개 등의 해물류, 그리고 간, 곱창, 순대와 같은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간에서 합성된 콜레스테롤의 일부는 일단 담즙의 형태로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었다가 그 중 97%가 장에서 다시 흡수된다. 다행히 이 때 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약도 개발되었다.
중성지방은 LDL의 직접적인 원료이므로 일단 중성지방을 낮추려면 상온에서 고체인 fat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음식에 따라 중성지방은 2~3배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비만, 운동 부족, 흡연, 과음, 탄수화물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 특히 배가 부른 상태에서의 중성지방은 그대로 지방세포에 축적되는 양이 증가하므로 훨씬 위험하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운동량에 따라 증가하며 특히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다. 반면에 중성지방 과다, 흡연, 비만, 당뇨, 탄수화물 과다섭취 때는 수치가 낮아져서 위험하다.
1960년대 중반 일본 제약사 산쿄의 연구원 엔도가 뉴욕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엔도는 비만인 사람이 많은 것과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 당시만 해도 일본인들은 고기를 먹기도 힘들었고, 콜레스테롤이 높아 심장병에 걸리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일본으로 돌아온 엔도 박사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성분을 찾기 위해 곰팡이에 집착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에 관심이 없던 회사는 지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1971년부터 6년간 무려 6392종의 곰팡이와 균을 집요하게 분석하여 마침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성분을 발견하여 상품화했다. 이후 여러 회사에서 이 약을 부분적으로 변형한 신약들을 개발했다. 신약들은 모두 '스타틴'으로 끝나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흔히 '스타틴 계열'이라고 불린다. 단순히 콜레스테롤을 강력히 낮추는 것 외에도 관상동맥을 보호하는 등의 보조 작용이 있어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33% 이상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정상인 환자에게 스타틴을 투여해도 협심증 발생률이 줄어든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스타틴의 부작용으로 근육손상과 간수치 증가가 알려져 있어 걱정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실제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고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개발되면서 증가하던 심장병 추세가 오히려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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