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대 금융지주와 ‘중기 저탄소 전환’ 대출 지원

삼성, 1조 예금 예치…은행도 1조 대출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 5대 금융지주 및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회장. 금감원 제공

삼성전자가 은행에 1조원의 예금을 예치해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 투자 관련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의 탄소배출량도 측정·공개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2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5대 금융지주 회장(양종희 KB금융, 진옥동 신한, 함영주 하나, 임종룡 우리, 이석준 NH농협)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저탄소 전환투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력 중소기업에 총 2조원의 대출을 저금리로 제공하는 협약인데, 삼성전자가 5개 은행에 기금 1조원을 예금으로 예치하고, 은행도 총 1조원의 자체 재원을 마련해 기후위기 대응 투자 등을 위한 대출에 나서는 것이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이 탄소절감 관련 활동에 투자하고 탄소 저감 규모를 충족(한국형 녹색분류체계)하면 기존 우대금리(0.5~1.7%포인트)에 추가로 최대 2%포인트의 감면금리를 적용한다. 삼성전자 협력사에게는 삼성전자 예치금(1조원)의 이자가 추가 이자감면 재원으로 제공돼, 업체당 20억원 한도 내에서 최장 3년간 사실상 무이자로 대출받게 된다. 금감원은 “중소 업체당 2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약 1000개 중소기업이 지원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기업-중소기업, 산업계-금융계가 함께 협력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와 감면금리로 국내 중소기업이 연간 650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중소기업 탄소배출량도 연간 85만t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시행(2026년)될 경우 부담해야 할 탄소배출비용도 중소기업당 연간 9천억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연합 등은 각국 기업에 납품업체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배출량까지 공시하도록 요구(유럽연합 2026년 시행 예정)하고 있어 국내 중소기업의 탄소배출량도 측정·공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대기업은 납품업체 배출량 등을 포함한 탄소배출량 공시 제도에 사전 대비할 수 있고, 금융회사는 업종별·기업별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축적해 중장기적으로 산업별 탄소배출 한도관리와 고탄소 배출업체에 대한 여신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