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야케 쇼 감독 “‘새벽의 모든’ 내게도 도전이었죠”
“젊은 거장 수식어 부담 NO, 나이에 맞는 작품 만들고파”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새벽의 모든’은 PMS(월경전증후군)로 극심한 감정 변화에 시달리는 후지사와와 공황장애로 평범한 일상마저 꺾여버린 야마조에가 특별한 연대로 일상의 빛을 맞이하는 공감 드라마다.
지난 2월 열린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5월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세오 마이코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미야케 쇼 감독은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 이어 ‘새벽의 모든’으로’ 3연속 베를린영화제의 선택을 받으며 차세대 일본 거장으로 꼽힌다.
미야케 감독은 영화 연출 계기를 묻자 “원작 소설에 끌렸던 건 주인공 남녀 둘이 열애 관계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보면 고민거리가 있는 남녀가 만나 연애를 하면서 행복해지는 스토리가 많은데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이성으로 만나 연애하지 않고도 즐겁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 만들면서 중시한 건 두 인물의 인간성과 캐릭터성이다. 원작자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던 개성적인 캐리터를 그려줬다. 유연하게 생각을 바꾸고 상대를 위해 행동에 나서는 모습에 끌렸다. 이들이 소설 속에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을 바꾸고 상대를 위해 이걸 해주는 건 어떨지 생각하며 행동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들 행동이 매번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런 모습에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작에서 회사는 금속 도매 업체였는데, 영화에선 아동용 과학 완구를 만들고 이벤트를 여는 회사로 설정을 바꿨다. ‘새벽의 모든’이란 제목이 원작 소설 안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려운 제목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때 플라네타리움이 떠올랐다. 제가 우주에 대한 생각하거나 별을 바라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어릴 때 플라네타리움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마음이 정화된 느낌을 받았다. 그 당시 기억과 이번 영화의 테마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벽의 모든’에서 함께한 배우 마츠무라 호쿠토, 카미시라이시 모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 매력 느꼈다. 배우들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커플처럼 보이지 않게 행동하도록 신경을 써서 연기해줬다”며 “연기하는 두 배우가 훌륭한 분이다. 일본에서는 스타다. 실제로 만나보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뉴스도 보고 장도 보고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격리된 곳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 감각을 갖고 있는 스타다. 그들의 지성과 멋진 연기 덕에 함께 작업하면서 즐거웠다. 그래서 국가 달라도 관객들이 친근함을 느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미야케 감독은 이전 작품들과 ‘새벽의 모든’의 변화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등장인물끼리 처음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원래 알고 있는 사이를 그렸다. 저와 나이도 비슷했다. ‘새벽의 모든’은 처음 만나는 사이기도 했고 서로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저에게 도전이었고 이 나이가 되어서 도전한 관계성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저와 먼 존재였다. 성별도 나이도 차이가 나고 청각 장애가 있고 없고 신체적 차이도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저와 전혀 다른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릴 수 있게 된 건 아닌가 싶다. 저도 성장한 것 아닌가 싶다. 제가 ‘새벽의 모든’ 주인공처럼 PMS나 공황장애와 같은 병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젊은 때는 저와 다른 존재에 접근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저와 먼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세상이 훨씬 더 차갑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일본에서도 후리타 과학 같은 회사가 있겠나 하는 의견도 많다. 제 생각으로는 있을 수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좋은 장소는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장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구성원이 방치한다면 결국 사라진다. 인간은 게으르고 어리석은 동물이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해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그 분위기는 구성원이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벽의 모든’이란 제목 다음에 모든 것이 다 온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희망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밤이 끝나고 희망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야근이 끝나고 집에 가서 잠을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나서 ‘잘 봤다, 내일부터 힘을 내자. 잘 살아보자’처럼 밝은 감정을 갖게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거장’ 미야케 쇼 감독은 하마구치 류스케, 후카다 고지 감독 등과 함께 일본 영화의 새로운 세대로 꼽힌다.
이에 미야케 감독은 “개인적으로 함께 거론되는 분들과 친하게 지내지만, 저희가 ‘새로운 세대로서 잘해보자’라고 하진 않는다. 영화 접근 방식, 만드는 방식 모두 다르다. 그래서 풍부해진다고 생각한다”며 “거장이라는 수식어에는 아무 생각도 없다. 의식하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가 이제 40대인데, 40~50대에 찍을 수 있는 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 나이에 맞는 작품을 찍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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