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서 보러도 못 가"…광양지역 양상추 농가 폭우로 '울상'

전남CBS 박사라 기자 2024. 9. 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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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찾은 광양시 진월면 송금리 양상추 농가.

비닐하우스 안을 보니 심어진 양상추가 생기를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물에 잠겼던 탓에 양상추 뿌리는 호흡을 못하고 있고, 여기에 어제부터 햇볕이 내리쬐니 이파리에 변색이 발생하고 있었다.

농민 서점희(67)씨는 "조금 큰 양상추들이 쓰러져 속상해서 비닐하우스에 가지도 못한다"며 "50%라도 살면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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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로 진월면 일대 시설 침수
양상추 물에 잠겨 '시들시들'…폐기처분할 수도
이정마을 벼도 비에 쓰러져…타들어가는 농심
지난 주말 내린 폭우로 광양시 진월면 양상추 비닐 하우스가 물에 침수됐다. 박사라 기자

 
24일 찾은 광양시 진월면 송금리 양상추 농가.

비닐하우스 안을 보니 심어진 양상추가 생기를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하우스 곳곳은 흙탕물 범벅이 된 채 폭우가 덮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물에 잠겼던 탓에 양상추 뿌리는 호흡을 못하고 있고, 여기에 어제부터 햇볕이 내리쬐니 이파리에 변색이 발생하고 있었다.

흙이 다 마르지 않으면서 발이 푹푹 빠져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쉽지 않은 농민들은 물에 잠긴 양배추 잎만 만지작 거리며 울상을 지었다.

농민 서점희(67)씨는 "조금 큰 양상추들이 쓰러져 속상해서 비닐하우스에 가지도 못한다"며 "50%라도 살면 다행"이라고 했다. 서 씨는 "더 큰 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지만 우리도 이것이 전부"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물에 잠긴 양상추는 뿌리가 건강하게 내리지 못해 발육에 장애가 생긴다.

최악의 경우 모두 폐기처분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다시 심는데 수 개월이 걸리는 등 피해가 커진다.

35년 째 양상추 농사를 지어온 김덕자(67)씨는 "양상추 재배 시설 14개 동이 모두 물에 잠겼다"며 " "이렇게 노랗게 변한 건 싹 버려야 하는데, 다시 심는데는 몇 달이 걸린다. 엄청난 손해"라고 호소했다.

농민 김덕자 씨가 폭우로 물에 잠긴 양상추 잎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박사라 기자

벼 농사를 짓는 진월면 이정마을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벼는 힘을 잃고 쓰러져 있었고, 농민들은 벼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농민 최희춘(85)씨는 "2000천 평 정도 농사를 짓는데 폭염으로 인한 벼멸구에 이어 폭우로 벼가 잔뜩 쓰러졌다"며 "바로 세워 묶어서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찾은 광양 진월면 이정마을은 지난 주말 내린 폭우로 벼가 쓰러져 있었다. 박사라 기자

앞서 광양지역은 지난 20일부터 21일 사이 272㎜의 평균 강우량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농경지 침수, 주택 파손, 도로 침수 등의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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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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