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K바이오헬스의 미래

2024. 9.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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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인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의과학자, 자본가, 경영가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규제 철폐와 인허가·심사 제도 개선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개발 속도가 뒤처져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것이므로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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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인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총 37개로, 렉라자는 31호다. 1999년 7월 국산 신약 1호 선플라주가 허가되던 당시 느꼈던 감격스러움이 엊그제 같은데 미 FDA에 진출하는 품목이 나오는가 하면,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있어서 규제과학자로서 뿌듯한 마음이다.

미국 FDA 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세계 시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제약회사라면 신약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데 FDA 허가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과 우위를 갖는다는 의미이니, 질환과 제품의 특성이나 기업 전략 등을 고려해 국내 허가보다 미국 FDA 허가를 목표로 먼저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K바이오헬스의 위상이 글로벌 무대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규제 현실에 대해서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한 칼럼에서 읽은 어느 연구자의 날카로운 지적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의과학자, 자본가, 경영가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규제 철폐와 인허가·심사 제도 개선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개발 속도가 뒤처져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것이므로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경험했듯이, 백신·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 진보의 속도가 눈부시게 빠르다. 디지털 및 바이오 신기술 등을 접목한 다양한 혁신제품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들 제품이 신속히 세상에 나올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국가 경쟁력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규제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혁신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없고, 결국 국민이 필요한 때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규제과학이다. 규제과학은 제품의 안전성, 유효성, 품질, 성능 등을 보장하고 국제적 표준을 준수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 제품 혁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신기술, 신개념 제품에 맞게 맞춤형 규제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학계·연구계·정부기관 등이 긴밀하게 소통하여 규제과학을 기반으로 최적의 규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초기 단계부터 현행 규제에 맞게 규제 리스크를 낮추고 제품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면밀한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 지원을 위한 '다부처 협업예산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 R&D 예산 중 약 10%를 차지하는 바이오헬스 R&D에서 식약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과학 R&D 예산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 프로젝트가 FDA와 협업하도록 한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바로 제38호, 제39호 국산 신약이 세상에 나오고 K바이오헬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볼 미래를 앞당기는 길이 아닐까.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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