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당국, 北 ‘회색지대 도발’에 긴밀·협조 대응키로

25차 통합국방협의체 개최……美 ‘모든 능력 운용해 韓 방어’ 공약 재확인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오른쪽)과 앵카 리 미 국방부 부차관보 ⓒ연합뉴스

한·미 국방 당국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 등 새로운 유형의 도발 대응을 위해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한·미 국방부는 조창래 국방정책실장과 앵카 리 동아시아부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23∼24일 서울에서 제25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고 동맹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한·미동맹 국방비전'의 세 가지 중점 과제인 △대북 확장억제 노력 강화 △과학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한 동맹 능력 현대화 △유사 입장국과 연대 및 지역 안보협력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한·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고, 미국 측은 핵과 재래식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운용해 한국을 방어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면서 서북도서 및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위협 행위, 사이버·전자기 공격 등 본격화하는 북한의 '회색지대(grey zone) 도발'에 대해 긴밀하고 협조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회색지대 도발은 명백한 군사적 행동이 아닌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애매한 방식의 유·무형 공세를 말한다.

양측은 북한과 러시아의 조약 체결에 따른 군사협력 위험성을 논의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한·미는 또 과학기술 분야에서 인공지능, 무인체계, 유·무인 복합체계, 차세대 통신 등 협력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국이 제안하는 국방과학기술 콘퍼런스를 내년부터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방위산업 측면에서는 미국 측이 추진 중인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 정책(RSF)에 대한 협력이 동맹의 태세와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최근 한국의 미 공군 항공 정비 유지보수(MRO) 시범사업 참여를 높이 평가하고, 미 해군이 한국 조선소와 체결한 미군 함정 MRO 계약을 환영하기도 했다.

아울러 양측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COTP)'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국방 분야 한·미·일 안보 협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에 기초해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번 논의 결과를 토대로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연내 미국 워싱턴DC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