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나라면?"…설경구·장동건의 역설적인 '보통의 가족'(종합)

박지윤 2024. 9.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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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 던지는 웰메이드 서스펜스…10월 9일 개봉

배우 설경구와 장동건, 김희애, 수현(왼쪽부터)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보통의 가족'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그야말로 화제작이자 문제작의 등장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영화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보통의 가족'이다.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허진호 감독은 "대본을 받은 후에 원작을 영화화한 다른 작품들과 원작을 봤다. 저도 자식이 있어서 범죄를 저지른 자식의 부모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했다"며 "이 이야기의 틀을 한국 사회에 갖고 와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 역의 설경구는 "작년에 이어서 오늘 두 번째 봤는데 훨씬 더 재밌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새롬 기자
설경구는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 역을, 장동건은 원리 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명예와 관련된 일에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도덕적이고 자상한 소아과 의사 재규 역을 맡아 형제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날 설경구는 "작년에 보고 오늘 두 번째 봤는데 훨씬 더 재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 중 재규는 네 인물 중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장동건은 "다른 역할에 비해서 불확실한 점들이 있었다. 어떤 계기로 재규의 입장이 바뀌었을까에 관해 감독님과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며 "어쩌면 처음부터 재규의 진심은 마지막 결정이었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는데 이것들이 모여서 그 사람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정답인지 오답인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와 현장에서 연기할 때 그리고 완성본을 봤을 때 재완과 재규 형제 관계가 다 다르게 느껴졌다"며 "어떤 장면에서 재완과 재규가 치열하게 다투는 걸 상상했는데 저의 대사를 능글맞게 잘 받아주고 애드리브까지 하셨다. 그런데 이거 더 현실감 있게 잘 나온 것 같았다. 설경구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장동건은 소아과 의사 재규로 분해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이새롬 기자
김희애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을 연기한다. 그는 "오락적인 걸 생각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서 곰국을 끓이듯이 푹 우려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허 감독과 스태프들 모두 한땀 한땀 정성 들여서 준비했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수현은 냉철한 시선으로 진실을 지켜보는 지수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흔들리는 가족들 사이에서 색다른 시선을 던지는 인물을 연기한 그는 "선배님들의 텐션을 뚫고 대사를 하는 게 어려웠다"면서도 "'이 생각은 왜 빼놨지?'라는 생각을 하는 관객들을 대변해 주는 캐릭터"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한국 영화에 데뷔하는 수현은 "감독님과 선배님들은 디테일의 왕이다. 이런 현장에서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재밌게 찍었다. 항상 촬영장을 가는 게 너무 즐거웠다. 생각할수록 여운이 남는 작품인 것 같다"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보통의 가족'은 10월 9일 개봉한다. /이새롬 기자
작품에는 네 캐릭터가 함께하는 디너 장면이 총 세 번 담겼다. 이에 허 감독은 "첫 번째는 인물을 소개하는 느낌으로 찍었다면 두 번째는 아이들의 사고를 알고 난 후였고, 세 번째는 인물의 또 다른 모습이 보여지는 부분을 신경 써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세 번의 디너 장면은 배우들의 연기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이 약 8번이나 똑같은 연기를 해야 했다. 보통 화면에 나오지 않으면 리액션정도만 해주는데 김희애 배우가 화면에 나오지도 않는 데 울더라. 그래서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이를 소화한 설경구는 "식사 신이 중요했는데 해도 해도 끝이 안 났다. 미묘하게 생기는 균열과 묘한 위화감 같은 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장동건은 "세 번의 식사마다 감정이 다 다르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해당 장면을 찍으면서 배우들이 힘들어했다. 네 명의 입장이 다르고 그 심리를 세심하게 조율해야 했다. 기가 많이 빨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허진호 감독은 작품의 제목을 '보통의 가족'으로 지은 이유도 설명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는 그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통의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보통의 가족'이라는 제목이 좋았다. 역설적인 느낌이 들면서 영화를 보고 나서 또다시 영화를 생각하게 해주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부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전 세계 유수 영화제 19회 초청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운 '보통의 가족'은 10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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