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감귤 반값에 사먹는다”…마트 대신 이곳, 한달 거래액이 무려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9.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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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 농수산 직거래
月 거래액 처음으로 1조원 돌파
유통단계 축소해 가격 경쟁력
올해 농축수산 거래 24% 쑥
알리 등 파격 할인가 영향도
정부, 유통 혁신 쇼핑몰 장려
11번가 신선밥상에 입점한 나주배 판매자 이룸팜스의 안순호 대표. [사진 제공 = 11번가]
온라인 농축수산물 월간 거래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하면서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면서 일어난 변화로 풀이된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 SSG닷컴, 11번가 등 신선식품 직거래 서비스를 개시한 이커머스가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농축수산물 유통 혁신에 나서는 이커머스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하면서 향후 온라인 직거래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온라인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7조314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 증가했다. 이커머스를 통한 농축수산물 거래가 월 평균 1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재 속도로 매매가 지속되면 올해 온라인 거래 규모는 12조원을 돌파하며 2019년 대비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약 7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농축수산물 시장의 17%에 해당한다.

온라인 농축수산물 매매가 활성화된 것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직거래를 통해 유통 단계를 줄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보통 농산물은 생산 이후 도매시장법인에서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에게 넘어가고, 중도매인은 이를 소매상 또는 2, 3차 도매상에게 다시 판매하는 식의 과정을 거친다. 소비자가 유통 채널에서 구매하기까지 2회 이상의 유통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커머스 직거래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거나, 중간에 도매시장법인만 끼고 매매할 수 있어서 유통마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 농림축산수산부에 따르면 온라인도매시장 등 유통단계를 줄인 채널로 직거래가 이뤄지면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것과 비교해서 출하·도매 단계 비용이 10% 상당 절감된다.

여기에 각 이커머스가 신선식품 경쟁을 펼치는 점도 온라인 농축수산물 시장을 키우고 있다. 과거 온라인에서 구매한 과일과 야채, 고기,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최근엔 쇼핑몰 별로 품질 제고 작업을 펼치며 과거보다 신뢰받는 채널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거래에 참여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농축수산물 업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1번가의 신선밥상에서 월 1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하는 농축수산물 업체는 총 22곳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에서 다양한 신선식품을 판매 중이다. [사진 출처 = 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주요 온라인 쇼핑몰은 파격 할인도 이어가고 있다.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가격 경쟁력에 더해 자체 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해 타사와 차별화하는 것이다. 아직 온라인 농축수산물 거래가 공산품 대비 활발하지 않은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케이베뉴를 통해 농축수산물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논산 딸기, 성주 참외, 남해 새조개와 같은 신선식품이 모두 팔리는 품절사태도 벌어졌다. 지난 추석을 맞이해서는 양곡, 목우촌, 안심, 홍삼 한삼인, 제주감귤 등 다양한 농협 브랜드 상품을 최대 6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며 호응을 얻었다.
SSG닷컴 산지직송관에서 판매 중인 한우 [사진 출처 = SSG닷컴 앱 캡처]
SSG닷컴에서는 반값 한우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투뿔 한우 등심 구이용 200g을 2만5000원가량에 팔며 정가 대비 40% 할인하고, 부채살 구이용, 양지 국거리 등도 40~50% 할인가로 판매 중이다. SSG닷컴 신선직송관 산지 협력사 수는 지난해 12월 50여개사에서 현재 70여개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취급 상품 수도 1만개에서 1만5000개로 증가했다.
SSG닷컴 산지직송 주요 협력사 해미원에서는 양식 전복을 공급한다 [사진 제공 = 신세계그룹 뉴스룸]
이커머스가 농축수산물 거래를 확대하는 건 세계적 추세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연간 1000만위안(19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 농촌 마을인 ‘타오바오 빌리지’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정부 또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향후 온라인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입점 업체 수수료를 인하한 온라인플랫폼을 대상으로 정부의 가격·수급 안정사업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농산물 판매자에 대해 수수료 면제, 할인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점업체 입점·판매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있으며, 11번가는 독자적인 제품을 보유한 셀러가 매출 100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수수료를 면제하는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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