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과세로 정권 잃어" vs "조세정의"… 野, 금투세 격론
시행팀 "시장의 투명성 등 제고"
결국 '유예' 꺼낸 이재명에 달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고 토론회 의견을 종합해 당론을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투세 시행은 어떻게?'를 주제로 연 정책 디베이트에서 유예팀으로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 시행팀으로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이 나섰다.
유예팀 팀장인 김현정 의원은 기조발언에서 "금투세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보다 먼저 자본 시장의 선진화와 증시 부양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허약한 증시 하에서는 청년세대의 꿈도, 경제 성장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거꾸로 가고 있는 국내 증시 △심각한 증시 자금 유출 △증시 밸류업과 자본시장 선진화 우선 등 세 가지를 금투세 유예 논거로 제시했다. 2년 전 도입 유예를 결정했을 당시보다 증시가 악화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시행한다면 큰 손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화해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김 의원은 청년 세대가 증시를 계층 이동 사다리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19년 600만명이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4년 만에 1400만명으로 폭증했고 이 중 상당수가 2030 청년세대"라며 "금투세 도입은 주식으로 중산층 진입을 꿈꾸는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세·심리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행팀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과세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팀 팀장인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실제 투자자가 실현한 이익에 기반해 개인별 담세력(세금을 낼 수 있는 능력)에 맞게 과세하는 소득세"라며 "같은 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서 조세 중립성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 목적이자 조세 리뉴얼이지 절대 증세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금투세 도입 시 큰 손 투자자들이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반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개인 투자자, 경영자 등 50억원 이상 대주주는 이미 기존이나 금투세 도입 이후나 변화가 없지만 50억 미만 고액 투자자는 과세 체계로 끌어들이게 된다"면서 "개혁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늘 외치는 시기상조론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게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새 체계를 개편해야 그다음 개혁 과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예팀과 시행팀은 토론회 내내 서로의 주장에 반론을 펼치고 이를 재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유예팀은 종합부동산세, 공시지가 현실화 등 과거 과세 정책으로 인해 정권을 잃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연희 의원은 "현실과 동떨어진 과세 정책으로 우리가 얻은 결과가 무엇이었냐. 대선 패배였고 정권을 잃었다"면서 "국민의 동의와 공감대가 없는 세금은 어떤 정당성을 부여해도 민심을 설득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성환 의원은 "현행 증권 거래세 제도에서는 주가 조작으로 추정되는 문제를 발견할 수 없지만 금투세를 도입하면 차명계좌로 거래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유예한다면 소위 말하는 작전 세력들이 여전히 증시에서 활개를 치고 대한민국 증시 불투명성을 오히려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토론회 의견을 토대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그간 공개적으로 내비쳤던 기조를 고려하면 유예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토론회 초반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방문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이들의 토론회 방청이 불허되면서 "이게 민주인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라" 등의 고성이 오갔다. 소동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한투연 측과 만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진 의장은 디지털타임스에 "의총장에 들어왔던 한투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약속했다. 그 간담회가 정책의원총회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선영·신하연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초대박 칠 것"…하태경, `극찬`한 이유
- `명품백 전달` 최재영 수심위 시작…"검사는 무죄, 피의자는 유죄 주장 황당한 상황"
- 안세영 발바닥 물집 사진 나오자…배드민턴협회장 "신발 강제 규정 바꿀 것"
- 수상한 대림동 의류잡화점…중국산 마약 `정통편` 팔다 걸렸다
- "너무 예뻐, 최고로 아름답다"…성별 논란 여성 복서, `꽃단장`하자 난리났다
- 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율 1%대 중반"
-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누르고 수익성 톱2 등극
- 믿을 건 밸류업뿐인데…세제 인센티브, 국회 통과 `하세월`
- 코스피 하락 베팅 `곱버스` 거래량↑…"트럼프 리스크 주의해야"
- 성수·영등포 확 바뀌나… 서울 준공업지역 규제 확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