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정기 연고전] 7년의 침묵,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지금
'사학명문' 연세대와 고려대 간의 정기전이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STN뉴스는 고려대 SPORTS KU 필진과 함께 야구·축구·농구·아이스하키 현장에서 '2024 정기 연고전'의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STN뉴스] SPORTS KU 이예은·김가은·이승아·황윤재 기자 = 코로나 이후 치러진 두 번의 정기전, 고려대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두 번 연속 통합승리를 가져왔고 학우들은 모두 함께 승리의 뱃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5개부 중 단 하나, 야구만은 축제의 장에 참여할 수 없었다. 압도적인 전력 우위에도 겪어야 했던 통한의 연패, 이제는 그 늪에서 벗어나 호랑이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투수 분석=고려대 VS 연세대
고려대는 지난해 주축으로 활약했던 투수들이 졸업과 프로 진출로 팀을 떠나며 투수진의 재편성이 필요했다. U리그부터 1학년 투수들과 그간 등판하지 못했던 투수들까지 고루 기용하며 역량을 체크한 김지훈(체교92) 감독은 하계 대회에 들어서는 서준우(체교21), 정원진(체교23), 홍주환(체교24)을 주축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위 세 투수와 김범근(체교23)만이 현재 고려대에서 안정적인 투수 자원이다. 경기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이 선수들이 안정적인 마운드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홍주환은 올해 입학한 새내기임에도 선수권대회와 대통령기에서만 20.2이닝을 소화하며 고려대의 사실상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올 시즌 홍주환이 허용한 실점은 단 6점에 그쳤으며 탈삼진은 34개를 솎아냈고, 3.4의 압도적인 볼삼비를 기록했다. 고교 시절부터 배짱 있는 투구와 예술적인 체인지업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홍주환은 고려대 입학 후에도 변함없는 멘탈과 삼진 구사율을 보여주며 신입생 중 가장 먼저 주전의 자리를 꿰찼다.
홍주환의 가장 큰 장점은 연세대가 단 한 번도 상대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다양한 구종과 좋은 무브먼트를 가진 홍주환의 투구에 단숨에 적응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더불어 만루 위기에서도 미소를 띠며 즐길 줄 아는 멘탈을 보유한 홍주환은 어쩌면 정기전이라는 큰 경기에 최적화된 투수이다. 홍주환의 짜릿한 삼진 쇼가 정기전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올해 연세대의 마운드는 '투수 왕국'이다. 에이스 강민구를 필두로 윤성환, 이찬영(이상 연세대22), 나병훈 모두 1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경기를 끌어갔다. 단국대와 강릉영동대전 제외, 단 한 번도 상대에 2점 이상을 허용하지 않았던 연세대의 투수진은 그야말로 철벽 마운드 그 자체다. 시즌 중 종종 발생했던 잔부상들만 잘 관리한다면, 정기전에서 연세대의 마운드를 무너뜨리기란 고려대의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지난해 정기전에 선발 등판했던 새내기 투수 강민구는 한 해가 지나 더욱 견고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해 정기전에서는 완투를 각오로 하는 것일까. 상반기에만 각각 두 번의 완봉과 완투승을 기록한 강민구는 1.6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보다 다듬어진 체인지업과 증가한 속구 구속은 강민구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했고, 10경기 만에 70개가 넘는 탈삼진을 만들었다.
강민구는 지난 시즌 고려대를 상대로 비정기전 4.2이닝 1실점, 정기전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비정기전에서는 22타자를 상대하며 탈삼진만 7개만 솎아내며 고려대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분명 강민구는 연세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그러나 야구에서 '분명한 에이스'는 때로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고려대가 '강민구 공략법'만 찾아낸다면, 연세대 마운드의 중심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투수 분석=고려대 VS 연세대
고려대의 타선은 연세대에 비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다소 고전했지만, 대통령기부터 대량 득점을 뽑아내며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준 고려대의 타선은 감히 대학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찬진(체교21),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주장 박건우(체교21)와 더불어 테이블세터진 안재연, 유정택(이상 체교22) 모두 안타 생산 능력과 함께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대타 자원으로 쏠쏠히 활용되는 신입생 공민서, 한규혁(이상 체교24) 또한 많지 않은 기회 속에서도 대타 홈런까지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타순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든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점이 고려대 타선의 가장 큰 무서움이다.
대학 통산 3할 5푼의 타율,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2021년을 제외하고 모든 해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박찬진은 뛰어난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부터 급증한 타격감은 대통령기 조별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낳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탑재한 선구안과 한층 성장한 펀치력은 1을 훌쩍 넘어가는 OPS를 만들었고, ISO (순수장타율, 연세대·고려대 평균 0.154) 0.278이라는 리그 최고 수준의 기록을 보유한 채 대통령기 고려대의 타선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저학년 때부터 자신의 타격 능력을 드러낸 박찬진은 2022년 정기전부터 꾸준히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간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박찬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올해는 그의 마지막 정기전인 만큼 정기전에서의 활약, 나아가 승리를 위한 열망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기전에서는 그가 2년의 한을 풀고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만하다.
연세대 또한 테이블세터진부터 홈런타자까지 균형 있는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테이블세터진 이동준(연세대21)은 빠른 발로 출루만 하면 상대를 흔들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고, 새내기 성현호(연세대24)는 주력에 4홈런을 때려낼 만한 파워까지 갖췄다. 중심 타선의 김진형, 이우진(이상 연세대21)과 타격감이 급격하게 올라온 김동주(연세대23)도 많은 홈런을 생산해 낼 수 있는 타자로, 결코 가볍게 상대할 수 없다. 하위타선은 비교적 약한 편으로, 상위타선, 특히 테이블세터진의 출루를 잘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단 1안타에 그쳤던 김동주는 올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대통령기가 끝난 현재까지 20경기 동안 홈런 3개와 함께 4할 5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한 김동주는 삼진도 단 세 개에 불과, 뛰어난 볼삼비까지 가지고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바로 24가 넘는 wRC(득점기여도, 연세대·고려대 평균 15.12)로, 김동주가 연세대의 승리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그가 단숨에 고학년들을 제치고 연세대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주는 올해 처음으로 정기전에 출전한다. 고려대를 상대한 전적도 지난해 두 타석에 불과해 그가 고려대를 상대로, 특히정기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과연 그는 강심장의 소유자일지, 이번 정기전에서의 활약을 지켜보자.
◇정기전 예상 라인업
STN뉴스=SPORTS KU 이예은·김가은·이승아·황윤재 기자
사진┃SPORTS KU DB 및 연세대학교 시스붐바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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