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5대 금융 2조 펀드 조성…중기 기후공시 `난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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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금융권, 삼성전자가 뭉쳐 펀드를 조성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서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큰 틀로는 기업이 기후 위험을 평가하고 기후 위험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비용을 산정해서 공시해야 금융지원도 되고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도 수월해질 것이다"면서 "금감원과 금융지주, 삼성전자 등이 함께 논의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실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대처들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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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실패 시 국내 GDP 20% 감소 우려
금융당국, 금융권, 삼성전자가 뭉쳐 펀드를 조성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서다. 중소기업 공급망 사업자들의 기후공시가 있어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차원의 지원으로도 해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은행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 '금감원·5대 금융지주·삼성전자 업무협약식'에서 기후 대응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올해는 전국의 열대야 발생 일수가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고 추석 연휴에 폭염 경보를 경험하는 등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모두가 실감 중이다"면서 "자금력과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중소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종합적인 기후 위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국내총생산량(GDP)이 20%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발전, 철강 등 국내 고탄소 업종을 중심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원협약처럼 산업계와 금융계가 협력해 탄소배출 절감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기후 대응은 시대적 요청 사안이다.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해 추진하고 있다. 큰 들에서 주요국은 기후 관련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공시방법에 기초해 기후공시기준을 마련하고, 기후공시 의무화를 위한 법령 제정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행정명령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후 위기 대응은 기업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관한 세계 회계처리·보고기준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범주(Scope)를 배출원에 따라 Scope 1·2·3으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스코프3을 포함한 기후공시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EU, 미국, 영국, 일본 등이 기후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것에 비해 뒤처지는 행보다.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국내 ESG공시제도 방향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은 "공시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도 밸류체인 전체에서 어떤 일(기회와 위험)이 있는지 볼 수만 있어도 좋을 것"이라며 스코프3 공시 도입을 요청하기도 했다. 투자자를 위해선 직접 배출량(스코프1)과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스코프2)은 물론, 공급망 전반에 걸친 배출량도 따져보는 스코프3까지 공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한 각국의 대처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도 대비해야한다.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해 수입품에 대해 탄소배출 비용은 관세형태로 부과할 예정이다. 수출업체가 제품 생산 시 부담한 탄소비용(A)이 EU 등 수입국에서 동일상품을 생산할 경우, 부담해야 할 탄소비용(B)보다 낮다면 그 차액(B-A)을 관세 형태로 부과하는 것이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큰 틀로는 기업이 기후 위험을 평가하고 기후 위험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비용을 산정해서 공시해야 금융지원도 되고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도 수월해질 것이다"면서 "금감원과 금융지주, 삼성전자 등이 함께 논의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실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대처들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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