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삼성, 中企 저탄소 전환에 2조 대출

신중섭 기자 2024. 9.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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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와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공급에 나선다.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 중립 법제화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력과 규제 대응 노하우를 갖춘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5대 금융지주의 은행들은 저탄소 전환 투자 등에 나서는 중소기업에 2조 원 규모의 대출을 저금리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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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삼성전자 업무협약
친환경·고효율 장비 신규투자 등
탄소저감 기업에 금리 추가 감면
재해 예방 시스템 구축에도 지원
연간 85만톤 탄소배출 절감 기대
이석준(왼쪽부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감독원
[서울경제]

5대 금융지주와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공급에 나선다.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 중립 법제화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력과 규제 대응 노하우를 갖춘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5대 금융지주의 은행들은 저탄소 전환 투자 등에 나서는 중소기업에 2조 원 규모의 대출을 저금리로 제공한다. 대출 재원은 삼성전자의 예치금 1조 원과 금융회사의 자체자금 1조 원이다. 업체당 20억 원 대출 시 약 1000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예치 이자는 기후위기 대응 투자를 하는 협력 중소기업의 대출이자 지원에 쓰인다. 연간 650억 원가량의 대출이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한 중소기업의 탄소 배출 절감 규모는 연 8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6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시행될 경우 부담할 수 있는 탄소 배출 비용도 기업당 연 9000만 원가량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을 받으려는 목적이 한국형 녹색 분류 체계에 부합할 경우 기존 대출 상품 우대금리(0.5~1.7%포인트)에 2%포인트 내외의 금리가 추가로 감면된다. 투자 분야가 탄소 저감과 관련이 있어야 하며 저감 규모는 최저 기준을 충족하면서 근로자 안전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 시 친환경·고효율·저전력 장비 등으로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을 취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녹색 분류 체계에 부적합하더라도 탄소 저감이나 중대재해 예방 효과 등이 있다면 기존 대출 상품 우대금리에 1%포인트 내외의 감면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탄소 저감과 관련이 있으나 저감 규모가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해도 근로자 안전이나 재해예방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5대 은행과 삼성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탄소감축·중대재해 예방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교육·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5대 금융지주와 삼성전자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 것은 산업계의 기후위기 대응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U와 미국(행정명령),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탄소 중립을 선언·법제화했다. 일부는 수입품에 대해 탄소 배출 비용을 관세 형태로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 공시 의무 역시 확대돼 중소기업의 탄소 배출량 측정·공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후위기 대응 실패 시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20%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다음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현 세대의 책무”라고 말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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