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조원 규모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한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협력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원하는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 5대 금융지주와 함께 ESG 경영을 지원하는 ‘협력회사 ESG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1조원을 5대 은행에 예치하고,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1차 협력회사는 예치이자와 감면금리를 활용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8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가 2000억원을 출자한다. ESG 펀드는 다음달부터 시행해 향후 6년간 협력회사의 ESG 경영 기반 구축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된다.
협력회사가 사업장 환경·안전 개선, 에너지 사용 저감 등 ESG 투자 계획을 수립해 대출을 신청하면 삼성전자·은행은 자금 목적이 ESG에 적합한지 심사해 지원하게 된다. 업체당 최대 20억원 한도 내에서 최장 3년간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으며, 1년 단위로 최대 2회까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최근 ESG 경영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소 업체들 입장에선 환경·안전설비 추가와 같은 ESG 활동으로 비용은 발생하는데 당장 매출 기여는 없다보니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3월 발표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60.1조원 투자’의 일환으로 ESG 펀드를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협력회사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며, 정부·기관·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규제에 공동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협약 주체 간 협력을 조율한다. 5대 은행은 삼성이 예치한 재원을 관리해 협력회사에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사업장의 재해 예방과 탄소 감축 등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급망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들이 ESG 경영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자금, 인력 양성, 기술 등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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