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전세보증금 8.5조 대신 갚았다…회수율 23% 그쳐

손명수 의원 “전세보증, 전세 사기범  먹잇감 전락…제도 개선해야”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4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HUG가 집주인 대신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8조5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 2013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이 8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위변제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세입자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8조5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회수금은 1조9271억원으로, 전체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6조5848억원은 미회수 상태다.

2015년 1억원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액은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면서 3조55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대위변제액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회수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17년까지는 회수율 100%를 달성했지만, 이후 2018년 95%, 2019년 91%, 2020년 74%, 2021년 52%, 2022년 29%, 2023년 15% 등으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 1∼8월 대위변제액은 2조73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8억원)보다 36% 급등한 반면 회수율은 8%에 그쳤다. 

손 의원은 "2017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이 100%로 상향되면서 전세보증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기 수단으로 악용됐고 대규모 전세사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전세 사기범 지원 제도로 전락했다"며 "근본적인 제도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