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4연임 철회·사퇴 묻자 “모든 가능성 다 열고 생각…거취는 내 결단 문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연임 도전을 포기할 생각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생각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남겼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나서 자진 사퇴 뜻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잘 생각해서 현명하게 결정하겠다.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부진, 1년 만에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의혹과 배턴을 이어받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 회장의 책임론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제가 결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회장의 4번째 연임 도전도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며, 원래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데, 정 회장은 현재 세 번째 임기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정 회장의 4번째 연임 도전 의지가 확고하다는 소문 속에 정 회장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며 국제 축구 외교 무대로 복귀했다. 이를 두고 4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회장처럼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가지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견제가 심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정 회장을 두고 “요즘 국민 여론을 보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정 회장은 홍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려고 한 것은 아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나 이전의 기술위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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