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코스피 반등 이끌까? 증권가"세제혜택·금투세폐지가 중요"

서진욱 기자, 박수현 기자, 김세관 기자, 방윤영 기자 2024. 9. 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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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국내 증시의 강한 반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신한지주 등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추가 상승엔 한계가 있고 반면 지수에서 제외된 종목의 경우 하락 가능성도 있다.

━"세법 개정, 금투세 폐지 이뤄져야 효과" '추가 조치' 강조━증권가는 밸류업 지수만으론 증시 부양을 가져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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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9.67포인트(1.14%) 상승한 2,631.68을, 코스닥은 12.23포인트(1.62%) 오른 767.35로 장을 마쳤다. /사진=뉴스1.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국내 증시의 강한 반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신한지주 등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추가 상승엔 한계가 있고 반면 지수에서 제외된 종목의 경우 하락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세제 혜택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추가 조치가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요. /그래픽=이지혜 기자.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코스피 67곳, 코스닥 33곳 등 100종목이 편입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 신한지주 등 6곳이 포함됐다. 4대 금융지주 중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들어갔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제외됐다.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통신 3사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밸류업 지수 시총은 약 1000조원이다. 상위 10종목의 시총 비중은 67%에 달한다. 코스피 종목 중 55곳(82%)이 코스피200에, 코스닥 종목 전부가 코스닥150에 편입돼 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선정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산업군별 상대평가를 적용해서 각 산업군의 대표 기업들이 고르게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며 "단계별 스크리닝 방식을 도입해 한 평가 지표만 우수한 기업보다는 지표를 고르게 충족하는 우수 기업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법 개정, 금투세 폐지 이뤄져야 효과"… '추가 조치' 강조
증권가는 밸류업 지수만으론 증시 부양을 가져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주주환원 촉진 세제 신설과 금투세 폐지, 상속·증여세 경감 등 조치가 뒤따라야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을 바라보고 투자할 텐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안 되니 힘들고, 대주주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나 상속, 증여를 고려하면 주가가 올라가는 게 좋지 않다"며 "밸류업 지수가 한국 증시에 큰 모멘텀을 주는 건 맞지만 세제 지원을 위한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밸류업 효과 선반영과 구성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은 점도 밸류업 지수의 증시 부양 효과가 제한적인 이유로 꼽았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 의한 증시 부양 효과는 올해 2월부터 이미 반영된 상황이어서 추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형주 중 발굴되지 않았던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나 시총 규모를 고려했을 때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올리자는 건데 ROE가 높은 종목은 일반적으로 시총이 크고, 주가 변동성은 크지 않다"며 "밸류업 지수가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 따른 ETF 상품들이 나와서 실제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기 효과는 크지 않고, 장기적으론 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거래소 기자실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거래소.


정 이사장도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좀 시행하기 어렵지 않나 판단한다"며 "환자에 대한 수술을 하려고 할 때 환자가 수술을 받을 만한 건강이 받쳐줘야 하는데, 현재 우리 증시는 금투세를 도입하기엔 미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당은 투자소득의 일환으로 사전 정산으로 해석하는 게 필요하다. 배당소득이 종합소득으로 편입돼서 과세가 되는 문제로 주식투자 단기화를 부추기는 면이 있다"며 "그런 것도 함께 논의해서 금투세 도입 시기나 내용 등을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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