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배추`에 지갑 열기 무섭네… 정부, 중국산 긴급 수입

송신용 2024. 9. 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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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입 배추 16톤 27일 들어와
조기출하 위해 장려지원금 지원
내달 2일까지 마트 등 40% 할인
배추와 무 옆을 지나가는 소비자. [연합뉴스]

정부가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 등의 여파로 치솟은 배추 가격을 잡기 위해 긴급 배추 수입에 나선다. 또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다음 달 2일까지 할인 지원을 이어가 공급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무 같은 다른 채소류 값도 오를 대로 올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 출하되는 여름 배추는 재배 면적이 1년 전보다 줄어든 데다 폭염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공급량이 줄어 값이 크게 올랐다. 이달 중순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포기당 9537원으로 1만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마트나 전통시장에서 파는 소매가는 2만∼2만3000원이나 된다. 중품(中品) 가격도 4114원을 기록하면서 식당과 식품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쯤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평년 공급량 보다 적은 수준이고, 최근 내린 비로 병해충 확산이 우려돼 기대만큼 공급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도 재배 면적이 1만2870㏊(헥타르·1㏊는 1만㎡)로 1년 전년과 평년에 비교해 각각 2%,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당분간 배추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중국에서 신선 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당장 수급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차원의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162t), 2011년(1811t), 2012년(659t), 2022년(1507t)에 이어 다섯 번째다. 농식품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 배추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배추는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가 적용된다.

당장 오는 27일 수입 배추 초도물량 16t(톤)을 들여온다. 이후 산지 상황을 보면서 물량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수입 배추의 주요 수요처는 김치공장과 외식업체, 식자재업체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서 수입한 물량 중에서도 가정용 소비로 풀린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내산 배추는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정부 가용 물량을 상시적으로 확보한 뒤 산지 상황에 따라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물량을 시장에 조기에 공급하도록 출하 장려금 지원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 할인을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정부 보유 물량을 시장에 직접 공급하고, 농협은 계약재배 물량을 하나로마트 등에서 할인 판매하는 식의 양동작전으로 배추 값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다른 채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aT 조사 기준 전날(23일) 무 소매가격은 1개에 3921원으로 1년 전보다 66.9% 올랐고 평년과 비교하면 42.8% 비싸다. 무김치가 배추김치 대체재가 되는 상황이 되면서 가을무가 나오는 10월 하순 전에는 무값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한국물가정보 통계에 따르면 총각무 1단(1.5㎏)의 가격도 지난달보다 20% 오른 5000원을 기록 중이다. 피망 1근(400g) 가격과 아삭이 고추 1근(400g) 값 역시 전주 보다 2000원씩 오른 5000원과 6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000~2000원가량 인상된 수준이다. 시금치나 상추 같은 다른 채소 가격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무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산지 유통인을 대상으로 운송비를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주산지 농협의 출하 약정 물량(500t)을 이달 말까지 도매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당분간 채소류 공급 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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