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30억달러 유치…거미줄 교통망에 기업 몰려온다
민선 8기 171개 기업 18조 투자
이달 국내 기업 30곳 2.1조 협약
지난해 유럽 투자설명회 처음 열어
남부권 논산·청양·부여산단 추진
충청남도가 민선 8기 들어 30억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끌어냈다. 도는 올해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분야를 비롯해 스마트팜, 콜드체인 등 스마트농업 분야 첨단기술을 보유한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4억8000만달러를 유치해 천안·아산·당진·서산시에 공장을 신·증축하기로 협약했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글로벌 기업 4억8000만달러 외자 유치
글로벌 콜드체인 기업인 네덜란드의 뉴콜드는 당진시 송악읍 외국인투자지역에 1억5000만달러(약 2020억원)를 들여 콜드체인 첨단물류센터를 신축한다. 미국의 듀폰 스페셜티머터리얼스코리아는 천안시 외국인투자지역에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 생산공장, 코닝정밀소재는 아산시 외국인투자지역에 글라스세라믹(AMOLED용)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투자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200억원)에 달한다.
전기차용 배터리팩 생산업체인 독일의 베바스토코리아 홀딩스는 당진시 외국인투자지역에 1550만달러(약 200억원), 반도체 장비업체인 토와 코리아는 천안시 외국인투자지역에 2170만달러를 투자한다.
윤주영 도 투자통상정책관은 “올해 유치한 외국기업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6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효과가 기대되고 미국·일본·독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 공급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정 사상 최초 독일 투자설명회
도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도정 사상 처음으로 유럽에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외자 유치를 위한 외연 확대에 나섰다. 투자설명회에는 독일, 미국, 영국, 캐나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해외 유수 기업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충남 투자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설명회 이후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의 투자 문의는 실제 투자로까지 이어졌다. 적극적인 투자활동은 유럽에서 충남에 대한 투자 인지도 상승과 외국기업들의 투자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가 민선 8기를 시작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외자 유치 노력을 기울인 결과 28개 외국기업으로부터 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규 고용 인원은 2058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2년 9개(2억6200만달러), 지난해 12개(22억4000만달러), 올해 7개(4억7920만달러) 기업이 충남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6개, 독일 4개, 일본 4개, 네덜란드 3개, 중국 3개, 영국 2개, 벨기에 2개, 프랑스 2개, 룩셈부르크 1개, 캐나다 1개 등이다. 도는 하반기에도 이탈리아와 독일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선다.
○국내 기업 171개 사 18조원 유치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도는 지난 11일 엔필드씨에이 등 30개 기업과 2조1683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과 5월 2차전지와 해상풍력 등 첨단 분야에서 33개 우량기업을 유치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세 번 째 결실이다. 현재까지 민선 8기 국내 기업의 투자액은 17조9585억원, 신규 일자리 창출은 4만3134명, 유치 기업 수는 171개로 집계됐다.
연도별 유치 기업 및 투자액은 2022년 785개(2조7949억원), 지난해 714개(11조9366억원), 올해 344개(3조2270억원)로 나타났다. 주요 유치 기업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 대상, 한화솔류션, 현대엔지니어링, LG화학, 하나마이크론, 셀트리온, 롯데웰푸드, SK온, 대한전선 등이다. 도는 유치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적극 행정을 통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권경선 도 산업입지과장은 “투자 기업들이 충남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과 산단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철도·도로·항만 등 사통팔달 교통망
충남은 항만과 철도, 고속도로를 두루 갖췄다. 충남에서는 논산역~대전 가수원역까지 29.2㎞ 구간의 선형을 개량해 철도 운행의 안전성을 높이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2027년까지 7192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논산역에서 서대전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33분에서 20분으로 13분 줄어든다. 경부고속철도(KTX)를 이용하면 서울 용산역에서 논산역까지 1시간 23분이면 도착한다.
서해선과 경부고속선(KTX) 연결하는 사업도 본격화한다. 경기 화성 향남(경부고속선)에서 평택 청북(서해선)까지 7.35㎞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6843억원이 투입된다. 두 선로가 연결되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48분이면 닿는다. 장항선도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이다. 충남 아산 신창~홍성 구간(36㎞)은 올해 11월 복선전철화 작업이 끝난다. 남은 구간인 홍성~전북 익산 대야 구간(82㎞)의 복선전철이 완료되는 2027년에는 서해안 고속철도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030년 충남 서북부 산업벨트와 내륙을 연결하는 천안당진고속도로(43.68㎞)가 개통된다. 이 중 한 구간인 아산~천안고속도로(20.57㎞)는 작년 9월 개통했다. 경기 평택~충남 부여~전북 익산을 잇는 서부내륙민자고속도로(137.4㎞)는 올해 12월 1단계(평택~부여)에 이어 2034년 2단계(부여~익산)가 완공될 예정이다. 충남 서해안의 당진·평택, 대산, 보령, 태안, 장항 등 5개 무역항이 고속철도·고속도로가 이어지게 되면 충남은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도는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남부권 균형발전을 위해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청양산단, 부여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혁신도시로 지정된 내포도시첨단산단의 100% 분양을 목표로 적극적인 기업 유치에 나선다. 김태흠 지사는 “국가산업 발전의 중심이 서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제조업 기반의 산단이 밀집한 충남의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거미줄 교통망과 기업 수요에 맞는 입지 제공과 인프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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