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해본 ‘온라인 혈통 검사’, 73년 전 유괴된 삼촌 찾을 줄이야

최윤아 기자 2024. 9. 24. 16: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탕을 사준다고 꾀는 여성에게 여섯 살 때 유괴된 꼬마가 백발노인이 되어 가족과 재회했다.

그의 조카가 재미 삼아 했던 '온라인 혈통 검사'가 이 극적인 가족 상봉의 단초가 됐다.

이후 70여 년 동안 가족들은 알비노를 그리워했고, 친척 집에도 그의 사진을 걸어두었다.

알비노는 가족과 헤어진 이후 미국 동부 지역에 사는 한 부부의 아들로 살다가 해병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에는 소방관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살 때 유괴됐다가 73년 만에 가족과 재회한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오른쪽)와 그의 형 로저 알비노. 유튜브 채널 ‘폭스29’ 화면 갈무리

사탕을 사준다고 꾀는 여성에게 여섯 살 때 유괴된 꼬마가 백발노인이 되어 가족과 재회했다. 그의 조카가 재미 삼아 했던 ‘온라인 혈통 검사’가 이 극적인 가족 상봉의 단초가 됐다.

2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79)가 지난 6월 73년 만에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알비노는 1951년 2월 형인 로저 알비노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공원에서 놀던 중 스페인어를 쓰는 여성의 ‘사탕을 사주겠다’는 말에 속아 따라갔다가 실종됐다. 당시 나이 6살, 형은 9살이었다.

이후 70여 년 동안 가족들은 알비노를 그리워했고, 친척 집에도 그의 사진을 걸어두었다. 알비노의 어머니는 200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2020년, 재회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알비노의 조카 알레퀸(63)이 재미 삼아 ‘온라인 혈통 검사’를 받으면서 자신과 디엔에이(DNA)가 22% 일치하는 한 남성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알레퀸은 직감적으로 실종된 삼촌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초 알레퀸은 오클랜드 공공도서관을 찾아 알비노와 형의 모습이 담긴 신문기사를 확인했다. 알레퀸이 그 길로 오클랜드 경찰서를 방문했고 새롭게 발견된 단서가 상당하다는 데 동의한 수사관들은 실종 수사를 재개했다.

경찰은 알비노와 알레퀸의 어머니에게서 각각 디엔에이를 채취해 대조한 끝에 알비노가 70여 년 전 실종된 꼬마임을 확인했다. 알비노는 가족과 헤어진 이후 미국 동부 지역에 사는 한 부부의 아들로 살다가 해병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에는 소방관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의 재회는 6월24일 이뤄졌다. 미국 동부에 사는 알비노는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들과 함께 오클랜드를 찾아 잃어버린 친지를 만났다. 알레퀸은 “삼촌과 엄마는 오랫동안 서로를 꽉 부둥켜안고 있었다”며 “그들은 납치 순간, 그 이후 수색 과정 등에 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첫 재회 이후에도 알비노는 가족을 만나러 오클랜드를 재차 방문했다. 알비노가 납치되던 순간에 함께 있던 형은 동생과 재회하고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