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센터 간판이 'HDC 아레나'라니... 사유화 지적에 정몽규 "단 한 푼도 이득 본 적 없다"

이원희 기자 2024. 9. 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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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국회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HDC)이 이득을 본 건 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 증인으로 나섰다.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외에도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된 국제 현상공모 절차에서 작성된 문서마다 HDC 사명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을 향해 "HDC 임직원들이 축구협회 센터 건립에 개입해 실무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 회장은 "(HDC가) 설계에 있어서 전문 지식이 있으니 축구협회를 최대한 잘 도와주라는 지시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HDC가 이득을 본 것은 한 푼도 없다. 맹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배 의원은 네덜란드 건축회사 유엔스튜디오가 제출한 디자인 사진을 공개하며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로 발주했는데, 수주 받은 디자인은 'HDC 아레나(HDC arena)'라는 이름이 써 있다. 왜 NFC가 아닌 HDC아레나 디자인이냐"라고 추궁했다.

정 회장은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의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가칭일 뿐이다. 네이밍 라이트를 판매할 예정이다. 설계회사에서도 알고 있다"며 "HDC는 축구협회와 어떤 거래도 하지 않는다. 건설에서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입찰 과정 등을 조언해주고 있다. 계약같은 건 없었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축구 팬들은 정 회장이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공사를 구분 못하고 협회를 사유화하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국회에 출석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한편 이날 정 회장은 홍명보(55)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토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국회에서 직접 설명을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축구협회 회장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 사회의 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에 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선임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밝히고 그때그때 설명하지 못한 것은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을 그때그때 설명하지 못한 건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앞선 협상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거나 제외된 분들의 프라이버시도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원회나 이전의 기술위원회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한국 대표팀은 5개월 가량 공석에 있었다. 외국인 지도자 등 다양한 후보들이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홍명보 전 울산HD 감독이 지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정확한 절차대로 선임되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도 정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정 회장은 "없었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이번 선임 과정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었다"며 "아쉽지만 국내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해줄 지도자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축구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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