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강남 학생들이 상위권대 휩쓸어…극단적 해결책 필요"
유영규 기자 2024. 9. 24. 16:06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늘(24일)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총재는 오늘 보도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 지원자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불평등이 심해지고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서울의 부자들은 6살 아이를 대학 입시학원 보낸다"며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극단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수도권, 특히 강남 집중에 따른 집값 왜곡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각 대학이 신입생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한편,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가계부채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바뀌고 있으며,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인 상황에 밤잠을 설치게 된다"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해결책 중 하나로 언급했습니다.
이 총재는 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장 모델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제 우리가 타던 말이 지쳐서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한다 느끼는데, 사람들은 '이 말이 그렇게 빠르고 잘 달렸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고 말한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밖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마무리됐는지와 관련, "정책 입안자들이 아직 의견 일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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