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삼전·하이닉스 모두 포함
정부가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2위 기업과 골프존과 에스엠과 같은 코스닥 기업들이 고르게 편입됐다.
거래소는 지수를 통해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배구조 개선 등 남아있는 과제를 먼저 선결하기 전까지 시장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종목과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오는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한다.
거래소는 지난 2월 발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지수를 개발해 왔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규모 요건과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요건을 충족하는 대표기업 100곳으로 지수를 구성했다.
산업군별로 정보기술 업종이 24종목으로 가장 많이 포함됐고, 산업재(20종목), 헬스케어(12종목), 자유소비재(11종목), 금융·부동산(10종목) 순으로 많은 기업이 포함됐다. 시장분포는 코스피 시장에서 67종목, 코스닥 시장에서 33개 종목이 편입됐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융관련 종목 외 성장 기대주를 적극 편입해 시장 전반의 성장을 추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편입 종목은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정기적으로 변경된다.
시총 최상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보기술 산업군 종목으로 포함됐고, 산업재 업종에서는 HMM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두산밥캣 등이 편입됐다. 금융지주 가운데선 신한과 메리츠, 우리금융 등이 지수에 들어갔고,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금융관련 종목들도 포함됐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우리 주식시장은 그간의 양적 성장을 지속해 왔지만 기업의 향후 생산성 문제, 주주 중시 경영 문제 등으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간 정보비대칭 문제가 해결돼 우리 증시가 재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정 기준은 시총 상위 400위 이내로 시장 대표성을 가진 종목 중 2년 연속 적자가 아니고, 2년 연속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으로 정했다. 시장평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전체나 산업군 내 50%에 포함돼야 한다.
거래소는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밸류업 지수가 기존 시장대표지수(코스피200, KRX300) 대비 양호한 성과를 시현할 것으로 봤다.
밸류업 지수의 과거 5년간의 성과는 43.5%로 코스피200 33.7%, KRX300 34.3% 대비 10% 포인트 높았다. 최근 1년간의 성과만 보면 밸류업 지수가 12.5%로 4.5% 수준인 다른 지수보다 월등한 성과를 나타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밸류업 지수가 투자자금 유입 등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선결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벌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전까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간 의견차로 성과가 제한될 것으로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주식전략팀장도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기업 대부분이 1인 대주주가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일본과 비교해 (성과가 나타나는) 속도가 더딜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배구조 개선 특히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노력은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오는 30일부터 실시간 지수를 산출하고 11월 중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수요에 기반해 다양한 후속지수도 지속 개발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본효율성, 주주가치 제고 성과 등 질적지표를 반영한 밸류업지수 개발을 통해 한국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선순환 구조 정착을 지원할 것"이라며 "상장기업에도 지수 편입 및 유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주주환원과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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